[앵커]
금메달 같은 동메달. 바로 이런 걸까요. 우리 남자 계주 대표팀이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국가대표 16년 차로 후배들과 마지막 도전에 나선 김국영 선수에겐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승/항저우 아시안게임]
우리 육상이 주인공인 적 없던 무대지만 네 선수는 당차게 트랙에 올랐습니다.
찰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400m 계주 레이스.
두 번째 주자로 바통을 넘겨받은 김국영은 누구보다 간절했습니다.
[김국영/아시안게임 육상 계주 대표팀 : 다리가 찢어지더라도, 여기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메달을 못 딸지언정 모든 걸 쏟아붓고 가야겠다.]
매끄럽게 이어진 질주는 마지막 주자의 스퍼트로 완성됐습니다.
38초 74, 한국 타이기록이자 이 종목에서 37년 만에 메달을 따낸 순간입니다.
[김국영/아시안게임 육상 계주 대표팀 : 여기 올라와서 태극기 한번 보는 게 이렇게 힘들었을까… 많은 것들이 걸려있었던 것 같아요 그 눈물에는.]
서른둘 김국영은 국가대표 인생 16년 만에 메이저 대회 시상대에 처음 올랐습니다.
2010년,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뒤 우리 육상 100m 역사를 혼자 써왔습니다.
기록을 다섯 번 바꾸고, 올림픽 세계선수권도 경험하는 동안 홀로 벽에 부딪히고 일어서길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네 번째 아시안게임은 더 힘겨웠습니다.
5월 선발전에서 종아리가 찢어져 100m 출전권을 놓쳤는데 후배들과의 도전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김국영/아시안게임 육상 계주 대표팀 : 내가 옆에서 이끌어줘야 자신 있게 가서 레이스할까 혼자 고민하고, 계속 옆에서 보듬어줬거든요.]
이제 후련하게 트랙을 떠날 수도 있지만, 한국 육상의 꿈인 100m 9초대를 향해 다시 나아갑니다.
[화면출처 나이키·유튜브 '달려라 김국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