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킨십 도중 다쳤다며 거짓으로 돈을 요구해 온 여성 공무원이 실형을 받았습니다. 대출까지 받아 수천만 원을 건넨 피해자는 막다른 길에 몰리자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윤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A4 한 장, 이 짧은 글 안엔 31살 공무원의 마지막 5달이 담겼습니다.
'빚이 있어요 6500만 원 가량이네요.' '엄마 아빠 괴롭지 않으려면 상속 포기를 하셔야 해요.'
이 청년, 공무원 임용된 지 1년이 안 된 새내기였습니다.
충북 지역 군청에서 일했습니다.
지난 2021년 3월 대학 동창이자 동료 이 모 씨 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서로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고 신체 접촉을 했습니다.
이 씨가 거절했고 중단했습니다.
이날 뒤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빌리려고 해봤는데, 아 일단 1000 1000 그거 보내 놓을까"
이 씨가 어깨를 다쳤다며 돈을 요구한 겁니다.
"{방법 하나 밖에 없어, 대출 밖에 없어 대출} 대출 어디서 받아?"
돈 요구는 5개월 동안 반복됐습니다.
"700만원 아니 500만원을…{어떡할래? 내놔 다}"
어깨 치료 부작용으로 녹내장이 왔다고 1천 만원 넘는 돈을 요구했습니다.
수천만원대 돈을 빌린 청년은 대출길이 막혔습니다.
[피해 공무원 유족 : '운전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해서 합의가 필요하다' 6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한계에 몰린 청년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이 유서를 남겼습니다.
"엄마 아빠 변호사 찾아서 상담 꼭 받으세요" "제 빚 넘겨 받으면 너무 괴롭잖아요"
아프다는 이 씨 얘기,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을 선고했고 2심은 이 씨가 갈취한 금액 만큼 공탁했다는 이유로 4개월 감형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 영상그래픽 장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