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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가격 13년 만에 내려…다른 빵·과자 가격은?

입력 2023-06-27 18:19 수정 2023-06-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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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다음 달(7월)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출고가 기준으로 각각 50원(4.5%), 100원(6.9%)씩 내리기로 한 겁니다.

이로써 소매점에서 파는 신라면은 1000원에서 950원으로, 새우깡은 1500원에서 1400원으로 가격이 내려갈 예정입니다.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7월 1일부터 각각 50원, 100원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7월 1일부터 각각 50원, 100원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농심이 라면 가격을 내리는 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새우깡 가격을 내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죠.

농심의 제품 가격 인하는 밀가루 가격 인하를 반영한 것입니다. 농심이 국내 제분 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밀가루) 가격이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입니다.

농심 관계자는 “연간 80억 원 수준의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면서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양식품도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양라면은 5개 멀티 제품 가격이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짜짜로니는 4개 멀티 제품이 3600원에서 3430원으로 인하됩니다. 열무비빔면은 4개 멀티 제품이 3400원에서 2880원으로 가격이 내려갑니다.
 

정부 “국제 밀 가격 내렸다” 압박


농심의 가격 인하 배경에는 정부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또 지난 26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 업체를 소집해 밀가루 가격은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죠.

실제 국제 밀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톤당 419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밀 선물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월 밀 선물가격도 톤당 243달러였습니다.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가고 정부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제분업계도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제빵·제과 업계 말 아끼지만…“안 내릴 수는 없을 것”

농심 가격 인하와 국제 밀 가격 하락으로 제빵·제과업계도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농심 가격 인하와 국제 밀 가격 하락으로 제빵·제과업계도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밀가루를 주원료로 쓰는 제빵·제과업계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제빵·제과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빵 가격은 1년 전보다 14.3% 올랐습니다. 스낵 과자는 13.1%, 라면은 12.4%, 아이스크림은 11.8% 비싸졌죠.

업계에서는 가격 인하와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제품들도 많다”면서 “반면 설탕이나 유지류는 물론 가스·전기료 같은 에너지 비용은 전보다 많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밀가루 국제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바로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제빵업계 관계자도 “당장은 가격 인하를 검토한다 안 한다를 말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제품 가격에는 인건비 등 제반 사항이 다 포함된 만큼 밀가루 가격 인하만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부 압박이 거세지는 데다 농심이 이미 가격 인하를 결정한 만큼, 제빵·제과업계도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지난 2010년 업계에서는 집단으로 가격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밀가루 가격 인하분을 반영해 라면 업계는 제품별로 2~7%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제빵·제과업계도 과자와 빵 가격을 낮췄습니다.

이번에도 라면 업계에선 농심·삼양식품에 이어 오뚜기와 팔도 등 다른 라면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농심에서 새우깡 가격을 내린 만큼 제과업계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앞선 제빵업계 관계자도 “이미 가격 인하 결정을 내린 회사가 있는 만큼 다른 업체들도 안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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