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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3호 발사' 카드 빼든 북한 전략은

입력 2012-03-16 17:15 수정 2012-03-20 18:00

강성대국' 최대상징으로 활용…대미 협상력 제고


일각선 총선 앞둔 '북한발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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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대국' 최대상징으로 활용…대미 협상력 제고


일각선 총선 앞둔 '북한발 북풍'


'광명성3호 발사' 카드 빼든 북한 전략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을 맞아 '광명성 3호 위성(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혀 국제적 주목을 끌었다.

북한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제3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미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장거리로켓 발사계획을 느닷없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계획이 대내적으로 김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강성대국 진입'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김정은 체제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핵 이외 미사일이라는 카드를 내밀어 협상력을 제고하면서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도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4·11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남한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같은 분석 중에 `김정은 체제 결속용'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의 견해가 일치했다.

북한 입장에서 `강성대국 원년'에 내세울 만한 성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광명성 3호 발사'를 주민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줄 `강성대국'의 최대성과로 활용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4월에 위성을 발사하려는 것은 강성대국 원년을 자축하는 축포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북미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미 압박용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북한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이뤄진 제3차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24만t의 영양지원과 추가식량을 받기로 큰틀에서 합의하고 미측에 약속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위성 운반체에 핵탄두나 미사일을 탑재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된다며 북한의 `위성 발사'를 사실상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간주해왔다.

구갑우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핵무기보다 핵운반체라 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술에 더 큰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에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미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발표한 발사시점이 4·11총선 직후라는 점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북한발(發) 북풍(北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남북 간 긴장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려 `안보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총선 과정에서 현 정부와 여당의 책임론을 부각하려 한다는 논리다.

북한이 이날 발표에서 '광명성 3호'를 '실용위성'이라고 칭하고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을 강조한 것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가 '사실상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라는 미국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개발과 평화적 이용정책에 따라 미사일이 아닌 실용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는 얘기다.

북한이 발사 장소와 방향을 과거와 달리한 점도 국제사회를 의식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 대변인은 담화에서 "운반로켓 '은하3호'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다"며 "위성발사 과정에서 산생되는 운반로켓 잔해물들이 주변 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의 3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험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주로 동쪽, 동남쪽으로 발사가 이뤄졌다.

이번 발사 장소인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은 10여 년 전부터 건설해온 평북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 추정된다.

무수단리의 발사장의 시설이 대부분 수동식인 반면 동창리 발사대는 제어·조종시설, 연료주입 시설 등이 모두 자동화됐다는 점에서 발사과정이 단축될 뿐 아니라 성공 확률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남쪽으로 발사한다는 것은 북한 내륙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쪽으로 날아가는 궤도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발사단계에서 한국, 일본 등 어느 국가의 상공도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합법적인 위성발사를 위해 책임있는 조치를 다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1998년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대포동 1호의 경우 일본 상공을 지나간 탓에 일본의 극렬한 반발을 산 바 있다.

또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로켓을 발사할 경우 한국이 나로우주기지에서 위성을 발사할 때와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규탄에 '이중잣대'라는 논리로 반박할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이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동창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다는 것은 발사 시험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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