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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순간을 잃어버렸다…유명 웨딩홀의 '황당 실수'

입력 2024-04-08 20:14 수정 2024-04-0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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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글터뷰 시간입니다. 신혼부부 두 쌍이 서울 강남의 유명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치렀는데, 이날 찍은 웨딩 사진이 지워져 하나도 남지 않았단 연락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잃어버렸다고 하소연합니다.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피해 신부 : 당분간은 진짜 웨딩드레스도 못 볼 것 같아요. 그냥 그 행복했던 결혼식이 다 망한 느낌.]

서울 강남 유명 웨딩홀에서 결혼, 그런데 웨딩사진이 한 장도 없다?

[스튜디오 대표 : {대표님 그래서 그 SD 카드는 어디에 있어요 지금?} 저기 어디에 있을 겁니다.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서울 강남의 유명 웨딩홀입니다.

신부가 아버지와 함께 입장합니다.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낍니다.

하객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는 신랑 신부.

모두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찍은 장면들입니다.

[피해 신부 :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사진을 많이 찍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사진이) 없죠]

서울 송파의 대형 스튜디오 소속 사진작가도 찍긴 찍었습니다.

신랑 신부는 특히 부모님 사진을 잘 찍어달라 당부했습니다.

[피해 신부 : 결혼식은 어쨌든 저희가 주인공이니까 제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은 있어요. 부모님을 찍은 사진은 없잖아요.]

신랑 신부, 가족, 친구의 모습까지 결혼식 당일 웨딩사진이 전부 삭제된 겁니다.

[사진작가 (신부와 통화) : 파일을 옮겨놓고 바로 옆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집에서 밥을 먹었는데 컴퓨터가 재부팅되고 파일이 없더라고요]

웨딩홀 측은 90만원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웨딩홀 이사 (신부와 통화) : 아니면 저희 계약하신 내용대로 제가 처리를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해드릴까요 신부님]

이 웨딩홀에서 결혼했던 다른 신랑 신부의 사진은 어땠을까.

서울 강남의 웨딩홀입니다.

저희 취재 결과 웨딩사진이 사라진 건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더 취재해 보니 당일 신랑 신부 한 쌍이 아니라 두 쌍의 웨딩사진이 삭제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웨딩홀 입장을 들어봐야겠습니다.

[웨딩홀 이사 : (웨딩사진) 재촬영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경우엔 받은 금액의 3배를 주게 돼 있어요. {(신랑 신부한테) 받은 금액이 얼마예요?} 없어요. 서비스로 저희가 드린 거기 때문에 서비스 상품에 만약 상황이 발생되면 그 서비스를 신뢰한 부분에 대한 배상으로 저희가 이용가의 30%를 배상한다고 명기를 해놓은 게 있어요.]

웨딩홀 측은 계약서상 웨딩사진 값을 100만원으로 적어놨지만, 사실은 서비스였다며 계약 규정에 따라 최종 배상금이 90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웨딩홀 이사 : 지금 강남구 쪽에선 (저희 웨딩홀이) 거의 톱에 들어가요. 아예 고정용으로 카메라를 달아놓고 계속 예식하는 모습을 수천 장의 사진을 누적해서 이걸 모아야 하나]

웨딩홀 계약상 필수사항이었던 스튜디오도 찾아갔습니다.

[스튜디오 대표 : {사진은 촬영했는데 저장이 안 된 거예요?} 입력하는 과정에서 포맷이 돼버린 거예요. 식사도 해야 하고 저장도 해야 하고 맞물린 과정에서 어떤 에러가 발생한 것 같아요]

스튜디오 측은 두 번 치를 수 없는 중요한 행사를 그르쳤다며 신랑 신부와 가족을 위해 앵콜웨딩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진작가는 취재진과의 만남과 통화 모두 원하지 않았습니다.

신부는 사라진 웨딩사진을 두 달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 신부 : 제가 결혼식 준비하면서 부모님 웨딩사진 본 것처럼 행복한 가정 속에서 아이들에게 사진도 보여주고 싶고 '이때 이렇게 예뻤다'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 없다는 게 너무 슬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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