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1일) 밀착카메라는 개 도살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보신탕집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불법으로 잔인하게 개를 도살하는 건 그대로입니다. 이것만이라도 바꿔보자고 늘 이야기가 나오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함민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금 시간 새벽 2시입니다.
동물보호단체에 불법으로 개를 도살하는 곳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좁을 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짙은 어둠 속 개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인은 문을 막아섰습니다.
[나가. 나가라고. 수색 영장 들고 와.]
개고기를 먹어보라며 거세게 반발합니다.
[개고기 먹는 건 자유야. 개고기 삶아가지고 먹어볼래? 얼마나 좋은가?]
실랑이를 벌이다 3시간이 넘어서야 경찰이 들어갔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 와치독 활동가 : 먹는 건 자유지만, 잡는 건 불법이에요. {저기 빨리 진입하세요. 증거 인멸하고 있어요.}]
안에선 개를 도살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철망에 갇혀 있던 개 100여마리도 구조됐습니다.
또 다른 불법 개 도살장입니다.
목줄을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끔찍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전기 쇠막대 등 개를 죽이는데 쓴 걸로 보이는 도구도 나왔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 & 와치독 활동가 : 초복이다 보니까 매일같이 80~100여 마리 (도살한 걸로 추정되는데) 보신탕 업주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많이 왔다 갔다 했거든요.]
냉동고 안에서만 564마리의 개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살아있는 105마리는 보호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도살된 개들은 인근 보신탕집에 팔린 걸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60대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법 개 도살장은 전국에 수백 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적발된 불법 개농장입니다.
구멍이 뚫린 철망 수십개가 이어져 있고 오물이 뒤섞여 있어 악취도 심하게 나고 있는데요, 현장에선 68마리의 개가 구조됐지만 갈 곳이 없어서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4월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허가나 면허 등을 받지 않고 동물을 도살할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서국화/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대표 : (동물보호법) 시행 규칙이 이번에 새로 개정됐기 때문에 제대로 적용하느냐는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정부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장 : 음지에 숨어 있는 도살장들을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먼저 앞서서 발견하고 폐쇄 조치를 해야 되는데 민간에서 나서서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요.]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김영환/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 단순하게 개 농장주만의 문제는 아니고, 방치하고 외면하고 있는 그런 식으로는 없어지지 않거든요. 우리 사회 전체가 반성하고 부끄러워해야 될 지점입니다.]
개 식용을 놓고 수십년 동안 논쟁만하는 사이 개들이 잔인하게 쓰러져갔습니다.
오늘도 어디선가 좁은 철망에 짐처럼 구겨진 채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 모릅니다.
(화면제공 : 동물권단체 '케어 & 와치독')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김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