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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홍준표 팔푼이" 발언 사과…홍준표는 수세 속 '마이웨이'

입력 2023-05-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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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준표 대구시장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뒤의 여진이 이번 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홍 시장과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는건데요. 오늘(16일)은 하 의원이 홍 시장에게 '팔푼이'라고 했다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홍준표/대구시장 (5월 10일) : 윤석열 정권이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어요. 당대표가 좀 옹졸해가지고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잖아.]

지난주 홍준표 대구시장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게 화제가 됐습니다. 특히 홍 시장이 이 대표에게 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대통령실과 김기현 대표 등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죠. 이 때문에 홍 시장은 당내에선 거센 역풍에 직면했는데요. 남의 집 사람 만나서 우리집 험담을 늘어놓는 게 말이 되냐고 뭇매를 맞은 겁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1일) : 이재명 대표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오지 않았을까.]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11일) : 어떨 때는 굉장히 모자라요. 그러니까 좀 사리분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여당 당대표가 뭐 옹졸하다' 이런 식으로 이제 자기가 소속한 걸 비하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 면상에 오염물을 지금 퍼붓는 거거든요. 본인 얼굴에 지금 먹칠하는 거예요.]

홍 시장도 비판에 위축될 스타일이 아니죠. 자신을 비난하는 당내 인사들을 향해 "나는 썩은 시체나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가 아닌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살았다"고 응수했는데요.

홍 시장은 손수 하이에나의 예시까지 들었죠.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부산의 모 의원이라며 하태경 의원을 우회 저격했는데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며 하 의원의 정치 역정을 '난파선의 쥐'에 빗대기까지 했습니다. 하 의원이 바른정당에 다녀온 이력을 문제 삼는 발언인데요. 홍 시장이 하 의원을 비난할 때 주로 쓰는 레파토리이긴 합니다.

[홍준표/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2021년 10월 3일) : 저놈은 그때 우리 당 쪼개고 나가가지고 우리 당 해체하라고 XX하던 놈 아니냐…]

[하태경/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2021년 10월 5일) : 최근에 홍 후보님 자기 절제력을 많이 잃으셨더라고요. 'ㅈㄹ하던 놈이다' 그런 욕설을 하지 않나, '줘 패고 싶을 정도다' 막말하지 않나, 여러 지역 돌아다니면서 '하태경 4강에서 반드시 떨어뜨려달라'고 노골적으로 저를 비방하시지 않나…]

하 의원도 저격할 거면 "당당하게 실명으로 하라"고 맞섰습니다. "지난 대선 때 '조국수호'도 모자라 '재명수호'까지 하느냐"며 다시 한 번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을 비판했는데요. '조국수홍', 하 의원 역시 홍 시장을 공격할 때마다 쓰는 18번을 꺼내든 셈입니다.

[하태경/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조국 교수랑 요즘 썸 타고 계시더라구요?]

[홍준표/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나는 잘못된 걸 보면 피아를 가리지 않습니다.]

[하태경/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조국 수사가 잘못됐다고요?]

[홍준표/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 아이!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했다는 거예요.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어요.]

그리고 이번주에도 두 사람의 2라운드가 이어졌는데요. 홍 시장, 지난 14일 SNS를 통해 한 발 물러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전방 공격수를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 버렸다"며 "이젠 진영논리를 떠나 좌우를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할 때"라고 자가 진단한 겁니다.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발톱 세울 일 없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한 가지 예외 사항을 덧붙였죠. "당내에서 어줍잖은 후배들이 경우도 없이 대들면 그건 용납하지 않는다"는 경고였는데요. 하 의원은 이 첨언이 못마땅했나 봅니다. "전형적인 꼰대 인식", "선배는 부모님과 동격이라는 전근대적 마인드"라고 쏘아붙였는데요. "본인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면죄부를 강요하지 말라"며 "잘못했으면 후배의 지적이라도 수용하는 것이 용기있는 정치인"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여기에 오늘은 다소 과한 표현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홍 시장을 '팔푼이'라고 깎아내린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만난 건 문제가 없지만 만나서 왜 자기집 험담을 늘어놔요, 팔푼이처럼. {아무리 그래도 팔푼이는 좀 너무 과한 표현 아니에요?} 아니, 근데 모자란 거죠. 정치적으로 모자란 행위예요. 욕 들어도 싸죠. 본인도 어저께인가 '대통령한테 총을 겨누지 않겠다. 날을 세우지 않겠다'라고 사실상 반성문을 썼거든요. 반성문을 썼으면 사과를 해야지. 난 이분이 자기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비판이라기보다는 감정 섞인 비하에 가까운 발언이었죠. 진행자의 주의를 받았는데요. 하 의원은 그럼에도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홍 시장이 대구시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분이 대구시 운영하는 데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물론 잘하시겠지만. 그래서 중앙정치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실 필요가 있고 특히 당내, 국정도 아니고 당내 문제에까지 시시콜콜 개입하게 되면 오히려 본인 이미지만 나빠지는 거 아니겠어요.]

다만 방송 이후 자신의 발언이 과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SNS에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팔푼이는 지나친 표현이었다며 홍 시장에게 정중한 사과 말씀을 건넨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홍 시장도 해프닝 정도로 여긴 걸까요? 하 의원에 대해선 더 이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요. 이제 내부보다는 외부의 적과 싸워야 할 때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뱃머리를 바깥으로 돌렸죠.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 세력과 극우 유튜버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건데요.

[홍준표/대구시장 (페이스북 음성대역) : 언론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때 편협한 극단적 주장으로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는 저질 3류 유튜버들은 이제 도태되어야 한다. 신문쪼가리 하나 보고 제멋대로 상상력을 동원해서 헛소리로 국민들을 이간질하고 선동하는 3류 틀튜버들은 이제 가라. 너희들이 설 곳은 없다. 이념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출발해서 그만큼 벌어 먹었으면 이제 만족해라.]

'저질 3류 틀튜버', 아마 이 사람을 겨냥한 것 같은데요.

[진성호/유튜버 (유튜브 '진성호방송' / 지난 10일) : 이거 무슨 고자질하는 것도 아니고 이재명 대표 앞에서 홍준표 시장 이게 무슨 망발입니까, 참 그렇습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이렇게 내부 총질을 마구마구 해대는 것이 무엇을 노리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보수 유튜버로 활동 중인 진성호 전 의원입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1일에도 진 전 의원을 향해 "정신감정을 해봐야 될 사람"이라고 깎아내린 바 있죠. "매일매일 '끝났다' '난리났다'로 과장하면서 틀튜브로 노인 세대를 세뇌시키는 퇴출 유튜버 1호"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는데요.

여기에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씨도 한 세트로 묶었습니다. 전씨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전씨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죠. "아스팔트 우파를 자처하며 광화문 투쟁을 이끌어 온 종교 세력"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정상적인 정부가 들어 왔는데도 똑같은 행태로 국민들을 선동하는 것은 현 정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직격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씨는 김재원 사태 이후에도 극우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어제도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특별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어제) : 나는 이 광주사태의 법을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소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정정당당하고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이라면 왜 5천명의 명단을 자랑스럽게 공개를 왜 못합니까.]

5·18 특별법은 5·18민주화운동 폄훼와 사실 왜곡을 금지하는 법안인데요. 전씨는 특별법 자체가 잘못됐다며 공공연히 법을 위반하기도 했습니다.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도 공식 인정한 사실마저 부인하고 나섰죠.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어제) : '헬기가 사격했냐, 안 했냐', 수없는 전문가들이 30년 동안을 재조사를 계속했는데도 결론은 뭐냐, '헬기 사격은 없었다' 이렇게 결론이 났습니다.]

자, 오늘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다음 대선까지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고독하게 앞으로 나아갈 심산일까요? 수세 속에서도 오히려 전방위 공세로 맞서는 모습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노래로 대신하겠습니다.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 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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