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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평창올림픽 개최 5주년…'덩그러니' 남겨진 시설들

입력 2023-02-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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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린 지 5년이 흘렀습니다. 수천억원을 들여 지은 시설들이 있는데 당초 계획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살뜰히 이용한다는 거였는데, 현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밀착 카메라가 애물단지가 된 시설들을 담아 왔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5년 전,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린 올림픽 스타디움.

올림픽 이후 쓸데가 마땅치 않아 일부가 철거됐습니다.

지금은 터만 남았고, 잡풀이 무릎 높이까지 자랐습니다.

올림픽 기념관이 지어졌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120명 정도로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성화대와 일부 조형물만이 한때 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라는 걸 보여줍니다.

스타디움 근처엔 시상식이 열렸던 올림픽 메달플라자가 있습니다.

2018 평창올림픽의 감동의 순간들을 스마트폰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사이트가 떴고요. 눌러봤는데 연결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모든 QR코드가 먹통입니다.

[윤수용/택시기사 (강원 평창군) : {여기 (손님들) 많이 안 오세요?} 오셔도 볼 게 없으니까, 왔다 그냥 지나치죠. 올림픽 치른 동네 구경 와도 뭐 볼 거 하나도 없다고.]

이번엔 스키점프센터를 찾았습니다.

선수들의 훈련이 없으면, 모노레일로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스키점프 경기장 위로 올라와봤습니다. 고도가 높아서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는데요.

제 뒤에 있는 곳이 점프대인데 지금 사용하는 사람이 없고요, 입장료를 내면 구경할 수 있는 관광시설이 됐습니다.

[한지훈/관광객 : 관광지로 하기엔 인프라가 좀 부족한 것 같고, 오니까 사람들이 별로 많이 없어서 걱정이 되긴 하는데.]

이곳은 실내 올림픽 경기장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입니다.

원래는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체육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빨간 줄로 출입조차 할 수 없게 해뒀습니다.

1243억을 들여 만든 경기장, 불이 꺼져 있고 문도 모두 잠겼습니다.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 : 게임 대회나 공연 이런 대관을 하고 있어요. 이걸(경기장) 활용해야 하는데 다 경기·서울권에서 선수들이 운동을 하니까…]

지난 2018년 이후 강원도가 6개 올림픽 경기장 운영비로 쓴 금액은 200억원이 넘습니다.

비용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스키 경기가 열렸던 정선 알파인 스키장 근처 일부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김흥숙/강원 정선군 북평면 : 저희 집은 여기였습니다. {지금은 흔적이 없네요.} 없습니다. 흔적도 사라져버렸죠. 올림픽 하느라고.]

그래도 올림픽 이후 경기가 좋아진다는 말에 기대했지만, 지금은 실망이 크다고 합니다.

[김흥숙/강원 정선군 북평면 : 순간적인 거지. 올림픽 끝나고 나니까 아무것도 아니더라고. 스키장이 생기고 뭐가 생기면 일자리라도 있을 줄 알았죠.]

[맹원영/강원 정선군 북평면 : 원주민들은 나이도 있고 하다 보니까… 뜬구름 지나가는 것 보듯이 그냥 구경만 할 뿐입니다.]

스키장을 짓기 위해 가리왕산에서는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갔습니다.

이 산림을 복원하는데는 3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수백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예견됐던 문제들은 5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과 덩그러니 남은 거대한 시설들… 과연 올림픽이 남긴 유산은 무엇이었을까요.

(영상디자인 : 조영익 / 인턴기자 : 강석찬 / VJ : 김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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