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벽 시간, 문 닫은 음식점에 불이 나 60대 베트남 여성이 숨졌습니다. 아들과 손자를 보기 위해 2주 전 한국에 들어왔다 변을 당했습니다.
이해선 기자가 어떤 사연인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벌건 불길은 이미 건물을 집어 삼켰습니다.
소방관이 다가가도 사실상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새벽 시간, 문 닫은 음식점에 불이 났고 40분 만에 모든 걸 태웠습니다.
고열에 타고 남은 건 한줌 재와 잔해입니다.
그런데 이 안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목격자 : 귀가 어두워서 듣지를 못한대요. 집사람이 이제 그쪽(음식점)에 전화를 한 거죠, 어떻게 해서든 나오게끔 해야 되니까…]
안에서 잠자던 60대 베트남 여성이 숨졌습니다.
이 여성, 2주 전 한국에 왔습니다.
[주민 : (아들이) 초청해서 온 건가 봐요. 알바한다고 했던 것이 이렇게 된 거예요.]
3년 전 한국으로 떠났던 아들과 5개월 된 손자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몇 년 만에 만난 아들은 여전히 어렵게 살았습니다.
방 한 칸 나누기 힘들었고, 엄마는 잠깐이라도 돈을 벌겠다고 했습니다.
[아들 : 돈이 없어서…우리 엄마 생각이 '좀 일하는 거 도와줘야겠다…' 우리 집 돈 없잖아요.]
식당 일을 구했고 숙식 제공 조건이었습니다.
좋은 조건이라며 웃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됐습니다.
[아들 : 열심히 하고 돈 벌고 건강 잘 지켜서 잘 살아보겠다고 했는데…]
평생 일만 했던 엄마,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건 화상 입은 영혼을 위로하는 베트남 추모식뿐입니다.
처음 본 시어머니를 하루 밤 사이 잃은 며느리도 울었습니다.
[며느리 : (어머니가) 손주 보니까 너무 예쁘고…]
대사관 승인이 나지 않아 유해가 언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고단했던 인생, 마지막 길도 고달픕니다.
[화면제공 인천 영종소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