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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실개천" "지중해될 수도"…낙연·준석 'YS연대' 밀당 시작

입력 2024-01-12 14:24 수정 2024-01-15 10:12

탈당 하룻만에 "함께하자" 적극 손길 이낙연, 느긋한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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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하룻만에 "함께하자" 적극 손길 이낙연, 느긋한 이준석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낙연측, CBS 라디오)
“DJP 연합 당시 DJ와 JP의 사이가 한강 폭이라면 지금 이준석과 이낙연의 거리는 실개천 폭이라 생각합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KBS 라디오)
“(이낙연신당 등과)아직 한강 정도가 흐르고 있다…'지금은 한강처럼 보여도 만나보면 지중해처럼 느껴질 수 있다' 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탈당하면서, 양대 정당의 전직 대표 두사람이 모두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는 초유의 일이 현실화됐습니다.
이제 양측의 연대 여부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낙연(NY)-이준석(JS)의 이른바 'YS 연대'가 실현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성사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크지만, 선거 연대가 순탄치 않을 거란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낙연 제안에 느긋한 이준석…“주도권 이준석에 있다”

당장 이 전 대표가 적극적입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12일) MBC 라디오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해 “세대 통합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며 “협력의 방법은 논의해야겠지만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낙연과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1.9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낙연과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1.9 ha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탈당 하룻만에 이낙연-이준석 'YS 연대'를 공식화 한겁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은 청년 정치를 상징하는 분이고, 저는 경험 많은 정치인의 대표 격”이라며 “진중하고 말도 느릿한 저와 굉장히 분방하고 활발한 이 위원장의 캐릭터에서 국민들이 재미있어 할 요인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사람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의외의 '케미'가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개혁신당측도 연대에 긍정적입니다. 다만 당장 급할 게 없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미 당원을 5만명이나 모으는 등 창당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됐기 때문입니다.

이 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그냥 무턱대고 합치자, 연대하자고 하면 당내 구성원들도 그렇게 끌려하지 않고, 국민들도 지지율로 화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측이 최대 공약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개혁신당이 제3지대 신당 창당 흐름을 주도해야한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그는 “어떤 세력이 중심에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질량을 가지고 있는지따져봐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관련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JTBC에 “지금 제3지대 신당 흐름에서 제1 주도권은 이준석측에 있다”며 “이 위원장 입장에선 당장 이낙연측과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이준석신당에 대한 기대감에 방해가 되기때문에 연대 시기나 방식을 전략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DJP' 띄우는 이낙연, 진보-보수 결합 유일한 성공 모델

두 전직 대표가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활동해온만큼, 이낙연-이준석 'YS연대'는 진보-보수의 결합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987년 개헌 이후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는데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적이 더 많았습니다.
성공 사례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성사된 김대중(DJ)-김종필(JP)의 이른바 'DJP연합'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양측은 'DJ 대통령-JP 국무총리'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대선 한달여전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1997년 11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후보 단일화에 대한 합의문 서명식을 가지고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가 1997년 11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후보 단일화에 대한 합의문 서명식을 가지고 손을 들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이때문에 이낙연신당측은 연일 DJP연합을 띄우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DJ는 진보진영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고, 김종필 총재는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인물인데 정부를 같이 꾸렸다”며 “이준석 위원장과 저는 그 정도의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탈당 기자회견에서도 “DJ는 보수 지도자와 연립정부를 꾸렸는데, 제가 제3지대에서 만날 사람은 DJ가 만난 그분들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DJP 연합이 성공한데는 양측이 'DJ 대통령-JP 국무총리'로 역할 분담에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둘다 대선 출마를 고집했다면 성사가 불가능했습니다. 누가 JP처럼 대권을 포기하느냐에 따라 선거 연합의 성패가 갈립니다.

그런데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유권자 1002명에게 물어 오늘(12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장래 대통령감을 묻는 질문에 이낙연 전 대표, 이준석 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 3명이 나란히 3%를 얻었습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사람 모두 대선주자로서 비슷한 지지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정치적 주도권을 양보하는게 쉽지않을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YS연대'가 '반윤' '반명' 이외에 어떤 정책 아젠다를 내놓을지도 관건입니다. DJP연합은 '내각제 개헌'이라는 정책 연대 성격도 있었습니다.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은 그동안 대북 정책이나 젠더 이슈 등에서 상당한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각각 진보-보수에서 오래 활동해와 노동, 인권, 경제 정책에 대한 거리감도 존재합니다.

반면 윤희웅 센터장은 “아직까진 양측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는 이거다'는 식의 주장이 보이지 않기때문에 의외로 정체성에 대한 합의가 쉬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안철수ㆍ유승민 결별, 대연정 등 진보-보수 연대 실패 더 많아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습니다. 각각 새정치민주연합과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나온 안철수-유승민 두 대선주자가 손을 잡은 겁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뒤 양측은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다 창당한지 불과 2년여 만에 다시 갈라섰습니다.

 
각자의 자리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와 인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7.11.14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각자의 자리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가 14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철수 대표와 인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7.11.14 hi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선거연합은 아니지만 2008년 총선 직후 진보-보수간 공동교섭단체(20석)가 성사된 적도 있습니다. 그해 8월 이회창 대표가 이끄는 보수적인 자유선진당(18석)과 개혁 성향의 문국현 대표가 주도한 창조한국당(2석)은 '선진과 창조의 모임'으로 공동교섭단체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러나 정책에 대한 입장차나 이념 스펙트럼이 워낙 크다보니 '한지붕 두가족'처럼 움직였습니다. 예컨대 박왕자 씨가 북한 금강산 관광중 피살됐을 때 창조한국당은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자 자유선진당은 바로 북한을 비난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성향이 전혀 다른 두 당이 교섭단체로서 실리를 챙기려고 기술적 결합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제3세력 역할은 커녕 내부 갈등만 키우다 1년여만에 해체됐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도 대표적인 실패 사례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반인 2005년 6월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 정부 운영권을 일부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지지층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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