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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형들 맛 좀 봐!" 의대 증원 충돌 속 화제 된 변호사 글

입력 2023-10-18 10:21 수정 2023-10-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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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익명게시판에 변호사가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어 소개해 드립니다.

"의사형들 증원 맛 좀 보라구!"라는 제목에 이어 "변호사 배출 정원이 1000명에서 1700명으로 늘어난 지 12년 됐다"면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날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썼습니다.

여기까지는 변호사 정원 확대에 빗대어 의대 정원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았지만, 뒷부분에 반전이 있는데요.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좋아져서 간단한 법률상담은 비용도 적게 든다"고 평가한 겁니다.

그러면서 "사법고시 시절이랑 비교했을 때 법률 서비스의 질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제목은 자극적이더라도 전반적인 내용은 "전문직을 늘리면 결과적으로 서비스 수요자들에게 이득이다"라는 취지로 썼군요.

그렇네요. 그런데 지금 의사협회는 강경하잖아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경고했죠?

[기자]

사실 의대 정원 확대 시도가 꾸준히 있었지만 의료계는 '파업' 등으로 번번이 무산시켜 왔습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대규모 장기 파업으로 '의료대란'이 발생했고, 당시 줄어든 의대 정원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2000년 '3천 507명'이던 의대 정원이, 23년 지났는데 '3천 58명'입니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의사협회에는 인력 확충 등을 포함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달라고도 했습니다.

[기자]

이러다 정부가 또 한발 물러서는 게 아닌지 우려도 되는데, 실제 의사 수가 얼마나 부족한 겁니까?

[기자]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당 2.6명입니다. OECD 평균인 3.7명에 한참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전체 회원국 중 뒤에서 두 번째입니다. 현재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5년에는 5천여 명, 2035년에는 3만 명 가까운 의사가 부족할 거란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사실 소아과 오픈런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이미 지방의 경우는 의사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SRT 열차가 정차하는 서울 수서역 앞입니다. 수서역에서 인근 대형병원을 오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인데, 긴 줄이 역 출입구까지 이어집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와 보호자가 병원 진료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겁니다. 포항에서 암 치료를 위해 올라온 환자는 오는 데만 수 시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허영조/경북 포항시 : 한 14시간 길게는 15~16시간까지 (걸려요.) 연착하면 아픈 몸 끌고 막 달리거든. 달리면, 병원 오기 전에 한 번 사람이 지쳐버려.]

[앵커]

하지만 의사단체는 의사를 늘렸을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며 특히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네, 의대 정원을 갑자기 많이 늘리면 이를 가르쳐야 하는 교수의 숫자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니까 추후에 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는 이미 지역에 있는 의대의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라 기존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일단 소아과나 산부인과, 응급외과 등 필수 의료 체계가 점차 무너지는 상황입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병원과 의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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