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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가 할퀴고 간 한반도…전국 곳곳 피해 속출

입력 2022-09-06 17:32 수정 2022-09-0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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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세 번째로 강한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제주도에 1000mm가 넘는 약 1년치 강수량의 비를 뿌렸고, 경북, 울산, 경남에도 약 400㎜의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전국적으로 사망 2명, 실종 10명, 부상 1명 등의 인명피해를 냈는데요. 오늘(6일) 뉴스픽에선 태풍 힌남노의 피해 상황과 대통령실의 대응, 그리고 정치권 소식까지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 이시각 '힌남노' > 입니다. 먼저 태풍 힌남노 소식부터 짚어봅니다. 오늘(6일) 아침을 기점으로 힌남노는 육지를 떠났습니다. 오전 7시 10분 울산 앞바다로 진출했고, 지금은 울릉도 북쪽 해상을 지나고 있는데요. 태풍의 중심 반경이 400km에 가까운만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오늘 새벽 5시 53분에 955.9hPa라는 최저 기압을 기록하였습니다.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평균풍속 기준으로 역대 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분석되고 있습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도가 더 셉니다. 기압이 낮을수록, 더 많은 공기와 수증기를 빨아들여 거대해지기 때문이죠. 힌남노의 강도는 '사라', '매미'에 이은 역대 3위였습니다. 다만, 강수량 측면에선 매미보다도 훨씬 강했습니다. 제주도 윗새오름에는 약 1년치 강수량인 1180㎜ 물폭탄이 쏟아졌고요. 경북, 울산, 경남에도 약 400㎜ 비가 내렸습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오늘 오후 또는 밤까지 이제 동해안과 남해 동부 해안 쪽에는 너울성 파도가 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무작정 안심하시기보다는 계속해서 특히 해안가를 접근하실 때는 조심하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기상청은 수백명대의 인명피해를 낳았던 '루사', '매미'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시 슬픔과 회한이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사망 1명, 실종 9명, 부상 1명 등 11명으로 잠정 집계됐는데요. 한 분 한 분의 생명이 소중하기에 결코 다행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온국민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주차장 실종 사망자는 경북포항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입니다. 오늘 아침 80대인 남편, 딸과 함께 인근 대피소로 이동하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고, 결국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역시 포항의 한 아파트 주민 7명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옮기러 갔다 범람한 하천물이 들이닥쳐 실종됐는데요. 소방당국이 주차장 물을 빼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독 인명피해가 집중된 포항,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JTBC '뉴스특보' : 제가 1시간 전 소식을 전해드릴 때까지만 해도 포항시 북구 대흥동의 한 건물 위에 고립된 채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도로가 완전히 물에 잠기면서 차량으로 이동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차량이 고립됐고 저희가 그나마 지대가 높은 곳에서 소식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JTBC로 보내주신 제보 영상 보며, 피해 상황 짚어볼텐데요.

오늘 새벽 0시, 힌남노가 제주에 접근했을 시점인데요. 마치 하늘에서 호스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비가 사방으로 튀고, 나무는 당장이라도 뽑힐 듯 휘청입니다. 여기는 서귀포의 한 해안가도론데요. 태풍이 지나간 뒤, 온갖 쓰레기와 돌덩이가 바람에 휩쓸려와 도로가 마치 지뢰밭처럼 변했습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이어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상황입니다. 위에서 찍은 영상인데 도로가 완전히 물에 잠겼고, 자동차는 마치 수영을 하듯 도로를 빠져나가야 했습니다.

수원 팔달구 가로수 수도권도 강풍 피해를 입었죠. 수원 팔달구의 한 아파트 옆 도로에서 가로수가 뿌리채 뽑혀 쓰러지면서 차를 덮쳤습니다. 소방대원 한명이 나뭇가지보다 작은데, 가로수 규모가 짐작 가시죠.

포항 시장 시민 허리 이어 물폭탄이 내린 포항입니다. 성인 허리, 가슴까지 물이 가득찼고, 주민들이 힘겹게 물살을 가르며 걷고 있는데,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당시의 위험천만함이 느껴지고요.

포항 장갑차 포항 시내 한복판에 해병대의 장갑차가 등장했습니다. 폭우로 주민들이 고립되자 한국형상륙장갑차와 고무보트를 투입해 구조에 나선 건데요. 해병대원과 소방소 구조요원들이 물 안에 갇힌 시민을 찾아 안전한 장갑차 안으로 이동시킵니다.

정말 든든한 장면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런가 하면, 도대체 왜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벌이는 건지 정말 이해하기 힘든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자정 무렵의 부산 해운대, 한 유튜버가 교각 아래 방파제 앞까지 내려가 태풍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들어닥친 해일에 나동그라지고 맙니다. 끝까지 셀카봉을 놓지 않은 이 남성,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이동조치 됐습니다.

[해운대 태풍 중계 유튜버 : 여기가 지금 파도가 와버리면 지금 X 됩니다. 여러분들. 구독과 좋아요 하면 뒤쪽으로 가겠습니다, 여러분들. 우와 저 봐 우와! 행님아 내 핸드폰은? 우와…행님아 내 핸드폰, 행님아 내 핸드폰…]

혹시 '내가 위험하든 말든 내 자유 아니냐'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당신을 구하는 동안 진짜 위험에 처한 시민을 구할 기회를 놓칠수 있다는 거, 꼭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피해 막은 창원시장 사진 등등 또 극소수의 어떤 분들은 예상보다는 피해가 적었다며 "괜히 호들갑을 떨었다" 이야길 하는데요. 괜히 피해가 적었을까요? 그만큼 철저하게 대비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피해를 줄일 수 있던 겁니다. 상습 침수지역이던 창원시의 해안가 저지대 마을, 이번엔 미리미리 모래 주머니를 쌓고 철저한 대비를 한 끝에 생계를 유지할 가게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적용되지 않는 딱 하나가 있다면, 바로 재난대응이 아닐까요. 철저한 준비만이 우리의 일상을 지킬 수 있단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태풍 힌남노 사태였습니다.

[장석환/대진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아직은 안심할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배수로 정비라든지, 그다음에 하수관로, 그다음에 맨홀 이런 부분들을 좀 점검을 다시 한 후에 집에 들어가시고, 집에 만약에 이제 가전제품들이 잠겨있거나 아니면 차량이 혹시 침수되어 있거나 이런 부분들은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번 행동을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 픽은 < 비상근무 >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근무를 했습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벽 3시쯤 보고하러 갔을 때 대통령이 실시간 재난중계를 보고 있었다"며, "지역 통신원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는데요.

[제11호 태풍 힌남노 비상대책회의 (오늘 새벽 5시) : 기상청장님? {예, 기상청장입니다.} 네. 제주하고 거제 통영 쪽하고 좀 나눠서 간단히 좀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제주는 피해나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다 지나갈 때까지 조심을 많이 해야 되겠네. {예, 그렇습니다.}]

어젯밤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으로 귀가하는 대신 밤 9시 30분 용산 집무실, 11시 40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실시간 상황보고를 받고 대응책을 지시했습니다. 이어, 오늘 새벽 5시와 오전 7시 반, 한남노가 울산 앞바다를 빠져나간 직후에 또 다시 점검 회의를 열었죠. 이틀간 총 7차례의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비상대책회의 (오늘 오전 7시 30분) : 주민들 대피와 구급·구조에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특히 경찰에서는 위험 지역에 대한 도로 통제를 철저하게 해주고, 태풍이 지나간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지나간 지역에 대해서도 사후관리를 좀 만전을 기해주십시오.]

를 바랍니다. 그리고 특히 경찰에서는 위험 지역에 대한 도로 통제를 철저하게 해주고, 태풍이 지나간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지나간 지역에 대해서도 사후관리를 좀 만전을 기해주십시오.

철야 근무 후에도 비상대기를 유지했습니다. 24시간 넘게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있는 상황인데요. 구내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엔 예고에 없이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용산 기자실 방문 : 어젯밤에 보니까 계속 실시간 이렇게 재난 방송을 해주셔가지고, 국민들한테 이게 제일 중요한 거예요. 언론에서 이번에 아주 잘 해주셔가지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의 철야근무는 지난달 수도권 폭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란 해석도 있는데요. 윤 대통령은 "주민 대피와 이동 통제 작업이 적시에 이뤄졌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산 기자실 방문 : {대통령실 전체적으로 강력하게 좀 대응하는 기조를 세우신 게…}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은 좀 예측불허였어요. 우리도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그날 밤에, 특정지역에, 강남에 몇 개 지역에 집중적으로…이거(힌남노)는 이제 역대급 태풍으로 이미 그 위력이 알려져 있고, 괴물 태풍이라고 그러잖아요. 사전 대비를 우리가 잘 하면은 피해를 많이 줄일 수가 있는 거고.]

그러니까 지난 8월 집중호우는 예측할 수 없는 게릴라성 호우 였고, 이번 태풍 힌남노는 충분히 사전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건데요. 글쎄요. 8월 집중호우에 앞서 기상청은 "수도권에 300mm이 물폭탄이 쏟아질 것"이란 예보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JTBC '아침&' (지난달 8일) : 당장 오늘(8월 8일)부터 내일까지 수도권과 강원내륙에 100~200㎜, 많이 오는 곳은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집니다. 충청도에도 최대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습니다.]

호우 당일 '자택 지휘'논란에 휩싸인 윤 대통령은 이후 사흘 연속 폭우 피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일가족인 숨진 신림동 반지하 주택, 옹벽이 무너진 동작구의 아파트를 방문했었죠.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실의 부적절한 행보가 맞물리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말았는데요.

[강승규/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달 10일) :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침수 피해지역 현장 점검 (지난달 9일) :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이 되더라고요.]

재난 대응 뿐 아니라, 추석 물가 점검, 반도체 산업 현장 방문 등 윤 대통령의 현장 행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죠. 이어지는 대통령의 민생 행보가 지지부지한 국정수행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은 태풍 소식으로 두 번째 픽까지 채워봤습니다. 나머지 정치권 픽은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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