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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바다, 양식장 비상…'고수온 어종' 개발은 했지만

입력 2023-08-20 18:42 수정 2023-08-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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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 변화로 바닷물이 해마다 뜨거워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양식장에서 물고기가 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28도 이상의 고수온에서 오히려 더 잘 자라는 어종을 이미 개발했지만 정작 어민들이 양식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조익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수온주의보가 내려진 여수 앞바다.

양식 어민은 혹시나 집단 폐사가 발생할까, 속이 타들어 갑니다.

수시로 산소를 공급해주고 먹이량도 줄였지만, 떨어질지 모르는 바닷물 온도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임성곤/양식 어민 : 지금 28.2도, 29도 가까이 올라가네요. 이러니 되겠어요, 이게. 고기 관리 잘해야 된다니깐.]

기후 변화로 해마다 반복되는 고수온 걱정에 양식 어종을 바꿀까, 고민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엔 대안 어종을 찾아 직접 키웠습니다.

[임성곤/양식 어민 : (고수온에도) 한 달에 200g이 컸어요. 200g 컸다고 그러면 엄청나게 수온이 좋고. 폐사된 거는 천마리에 한 마리 있었어. 정확하게.]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가 고수온 대응 어종으로 개발한 양식 바리들입니다.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대왕바리와 기존에 남해안에 살고 있던 바리류를 교잡해 대왕자바리와 대왕붉바리를 만들었습니다.

교잡 바리류들은 25도에서 32도 사이가 최적 사육 수온입니다.

28도 이상 고수온에서 되레 더 잘 자랍니다.

생장 속도도 빨라 5개월이면 출하가 가능합니다.

육상은 물론, 해상 가두리에서도 성공적으로 양식 시험을 마쳤습니다.

더욱이 바리류는 우리나라에서 고급 어종으로 통합니다.

자바리는 제주 사투리로 '다금바리'로도 불립니다.

양식 어민 입장에선 욕심이 나는 어종입니다.

다만, 문제는 높은 치어 가격입니다.

[임성곤/양식 어민 : 겁나게 소득이 큰 걸로 생각하는데, 치어비가 너무 비싸. 팔 때 인건비, 사료비 들어가지 경쟁력이 별로 없다 그말이지.]

치어를 싸게 공급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3년의 개발 시한이 모두 끝난 상황입니다.

[황형규/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장 : (교잡바리를 확대 보급하기 위해서는) 종자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이랄지, 육상 수조에서의 중간 양성기술, 이런 연구를 추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렇다 보니 어렵게 개발한 고수온 적합 어종들이 지금도 연구소 수조 안만 맴돌고 있습니다.

어민들 사이에선 예산을 좀 더 투입해 빨라지는 고수온화에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화면제공 : 수과원 남해수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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