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은둔 청년이 많게는 5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가운데 40% 정도가 청소년 시기부터 외부와 단절되고 있습니다. 사춘기 시절 잠깐이겠지 라고 지나쳤다간 때를 놓칠 수 있다고 합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세상을 피해 숨기 시작한 건 14살,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습니다.
[이모 씨/20대 : (학교를) 한 달 다니고 그만뒀거든요. 그 이유가 학교 폭력이 좀 있었어요. (가정에서도) 부모님은 일단 저를 거의 때리거나 아니면 안 때릴 때는 방임하거나…]
그렇게 13년이 흘렀고 이 씨의 유년 시절은 방 안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이모 씨/20대 : 할 게 없으니까 잠만 잤잖아요. 잠만 자다 보니까 일어나면 그냥 죽고 싶고 살기가 싫었고 비관적이었어요. 모든 것에 대해서…]
은둔 청년 중 40%가 청소년기부터 외부와 단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스로를 가둔 이유는 대화의 어려움과 학교폭력, 가정폭력 순이었습니다.
[윤철경/지엘청소년연구재단 박사 : (청소년기에는) 가정이 곧 세상이잖아요. 학교가 곧 세상이고. 여기에 저항을 못 하고 숨어 들어가는 거예요. 수동적 저항이라고 할까요?]
전문가들은 3개월 넘게, 대부분 집에만 있거나 가족 외 거의 접촉이 없는 경우 은둔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부모나 교사가 사춘기와 혼돈해 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있어 적극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차주환/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연구부장 : 가족 중에서 (은둔이) 일시적인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던 거죠.]
해가 갈수록 '이유 없이 외로운 적이 있다'고 답한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도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할 이유입니다.
정부가 은둔 청소년의 실태를 파악하고 보호자 교육 지원, 사회로 인도할 방안 등을 서둘러 세워야 할 걸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