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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라이벌社 엔씨소프트 경영권 인수…왜?

입력 2012-06-0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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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라이벌社 엔씨소프트 경영권 인수…왜?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로 유명한 넥슨이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가 됐다. 양사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양대축이자 라이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엔씨소프트 설립자이자 CEO인 김택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개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한 것. 총 투자금액은 약 8045억원으로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1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김택진 대표의 지분은 24.9%에서 9,9%로 떨어졌다. 이번 거래는 김택진 대표와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담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주식 거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MMORPG)을 성공시킨 국내 대표 게임개발사로서 이들 게임에서 여전히 많은 수익이 나고 있고 자금력도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더구나 오는 21일 차기작인 '블레이드앤소울'를 출시한다. 김택진 대표가 급작스럽게 넥슨에 주식을 넘길 정도로 엔씨소프트의 경영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파트너십이라는 양사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서비스·유통) 플랫폼이라는 서로의 경쟁력을 결합하면 해외 시장 공략에서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등 다수의 인기 온라인게임을 갖고 있고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등 차기작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양사의 대표들도 전략적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IT 산업의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엔씨소프트와 넥슨 두 회사가 힘을 합쳐야 세계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계속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주식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승우 넥슨 대표도 "이번 투자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과 넥슨의 글로벌 퍼블리싱 플랫폼 간의 결합"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향후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거래에 의문을 나타냈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김택진 대표가 경영권을 잃는 수준의 지분을 넥슨에 넘겼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보면 김택진 대표가 몹시 급하게 지분을 매각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뭔가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목돈이 필요한 이유로 게임이 아닌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는 이번 주식 매각과 관계 없이 계속해서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되며 21일 '블레이드앤소울'의 공개테스트 준비도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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