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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육아퇴직'되는 '육아휴직'…직장맘들 눈물

입력 2016-07-27 21:56 수정 2016-07-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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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지난 4년동안 투입한 돈은 무려 60조 원입니다. 하지만 올해 2월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수준입니다. 오늘(27일) 탐사플러스에선 출산의 시작점에서부터 각종 장벽에 부딪혀야 하는 어머니들을 직접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육아휴직이 육아퇴직이 되는 현실, 김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모씨/대기업 직원 : 가장을 자르는 것보다 여자들이 먼저 나가라.]

[최모씨(가명)/공무원 : 자리가 없으면 다른데 가야지, 그런 '동의서'를 써요.]

[전모씨/유치원 교사 : 너희가 너희 아이를 낳는데 왜 우리(유치원에서)가 돈을 줘야 되냐.]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김모씨는 남들이 부러워할만큼 이름있는 대기업에서 10년간 근무했습니다.

첫째를 낳을 때는 육아휴직 없이 바로 복귀했습니다.

[김씨/대기업 직원 : 보통 엄마들이 (출산휴가) 3개월만 쉬고 나서도 정말 열심히 일해요. 왜냐면 그래야지 내가 진급을 위해 좋은 고과를 받더라도, 다른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를 안들으니까.]

하지만 둘째를 임신하자 곧바로 구조조정 대상이 됐고,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했습니다.

[김모 씨/대기업 직원 : 마지막 (퇴사 전) 1년 반 정도를 계속 A+을 받았거든요. 나도 딸들을 낳았지만 내 딸한테 이런 사회를 살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심모씨의 경우 임신 사실을 알리자마자 승진이 누락됐습니다.

[신모 씨/대기업 직원 : 제가 이제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니까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아이를 낳으려고 하냐"물어보더라고요. 왜냐면 이제 셋째니까.]

중견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는 임신 6개월이지만 벌써부터 출산 후 대책을 상사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박모 씨(가명)/중견기업 직원 : 일을 바짝 열심히 하고 출산 휴가 공백을 어떻게 메꿀 건지 생각해보라고 (상사가) 말한다. 이렇게까지 내 아이가 축복받지 못하는 건가.]

중소기업의 경우 1년짜리 육아휴직은 커녕, 3개월 출산휴가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백은영/중소기업 직원 : 퇴사를 결심하고 얘기를 하는거라 마지막이라 못할 말 없겠다 싶어서 (출산휴가를) 큰맘먹고 말씀드렸어요.]

출산율이 일반 기업에 비해 두배 가량 높은 공무원은 어떨까요.

우정사업본부에 근무하는 최모 씨는 육아휴직 후 다른 근무지로 가도 된다는 동의서를 써야 했습니다.

[최모 씨(가명)/공무원 : 사실 사기업들이랑 비슷해요. 그 자리에 인원이 보충됐다 그러면 좀 멀리 다시 갈수도 있는 거죠. 그런 동의서를 써요.]

공무원도, 노동자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립유치원 교사는 더 열악합니다.

유치원 교사 전모 씨는 첫 아이를 가지자마자 일을 관둬야했습니다.

[전모 씨/유치원 교사 : 출산휴가도 안 되고 육아휴직도 안 된다고 했었어요. 정작 아이들을 돌보는 기관인 곳에서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대부분 회사에 항의하거나 정부기관에 신고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합니다.

[신모 씨/대기업 직원 : 직장 엄마가 회사에 항의할 수 있을까요? 제가 그만둘꺼면 (정부에) 신고하겠죠.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못 낳죠. 정말 아이는 너무 예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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