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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팝니다" 고물가에 취미는 사치…리셀 몸값도 반토막

입력 2022-10-14 20:16 수정 2022-10-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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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껴서 저축이라도 하려면, 소비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때 특히 골프나 테니스, 캠핑 같은 것들이 각광받았지만, 코로나 감소세와 고물가 시대가 겹치면서 이젠 이런 취미를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었습니다. 또, 웃돈을 주고라도 원하는 걸 사겠다던 리셀 시장도 거품이 빠진 모습입니다.

장서윤, 공다솜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요즘 중고거래 앱에는 골프채 등 골프 용품을 판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옵니다.

사연을 보니 "골프를 접는다"는 이유가 많습니다.

코로나 때 골프에 입문한 2030세대가 고물가에 비용 부담이 커지자 골프 용품을 되팔기 시작한 겁니다.

반면 새 제품에 대한 수요는 주춤합니다.

한 백화점의 지난달 골프 용품 매출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동안 40%대를 유지하다 지난 달엔 15%로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9월이 최대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테니스 용품들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배우거나 연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나, 용품을 구입하는데 꾸준히 지출하는 점을 감안하니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는 겁니다.

[이유진/서울 목동 : 레슨비가 생각보다 되게 짧은 시간에 비싸서 이걸 계속 배울 수 있나 생각이 들고…]

취미를 포기하며 물품들을 내놓는 모습은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활의 단면이죠.

이런 물품 거래가 활발해지며 중고거래 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웃돈을 누리다 최근 거품이 빠지고 있는 시장도 있습니다.

새 운동화를 사서 그대로 되파는 걸 리셀이라고 합니다.

인기 운동화는 수십만원에서 최대 수백만원까지 웃돈이 붙기도 하는데요.

때문에 새로운 재테크 방식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오르며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자 리셀 시장도 거품이 빠지고 있습니다.

최근 2년여 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한 운동화입니다.

발매가의 두 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곤 했는데, 최근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운동화 판매자 : 통칭은 '덩크 로우 범고래'라고 많이 불러요. 이게 40만원 좀 아래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많이 내려오긴 했어요. 그래도 한 20만원 초반대.]

되팔았을때 얻을 차익도 약 27만원에서 7만원으로 줄었습니다.

2015년에 발매됐던 이 한정판 빨간색 운동화는 한때 4백만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물가와 금리, 환율이 껑충 뛰어버린 올해 9월부터 한달 사이에만 100만원 가량 떨어졌을 정돕니다.

한때 명품 브랜드부터 캠핑용품까지, 다들 희소성을 노리는 전략을 취하면서 되판다는 의미의 리셀이 각광받던 시절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새 상품을 '정가'에 판매하겠단 글이 넘쳐납니다.

외식 가격은 물론 에너지 요금까지, 생활 속 비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어지간해선 지갑을 안 여는 겁니다.

[김은성/경기 성남시 신흥동 : 아무래도 물가가 많이 올라가서 사람들이 '예전의 그 비싼 리셀가를 주고 신발을 사고 싶진 않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리셀 전문 오프라인 매장도 둘러봤습니다.

손님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었습니다.

시중에 돈이 흔했던 시대는 저물어가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아 소비자들은 꼭 필요치 않은 물건을 살 때 깐깐해지는 모습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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