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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제3자 뇌물죄' 혐의…'부정한 청탁·대가' 관건

입력 2023-01-1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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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발제구역 JPA에 나와 있습니다. JPA, Joint Presentation Area의 약자인데요. Junwoo Park Awesome이라는 숨은 의미도 있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성남 FC 후원금 의혹이 뭔지 한눈에 알기 쉽게 정리해드릴 텐데요.

해당 의혹에 연루된 기업들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6곳입니다. 먼저 두산건설부터 살펴볼까요. 지난 2015년 성남시는 두산건설이 소유한 정자동의 토지 용도를 변경해줬는데요. 병원용 부지를 업무 시설용으로 바꾸고 용적률을 250%에서 670%로 올려줬습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성남FC는 두산건설로부터 후원금 50억원을 받았는데요.

[JTBC '뉴스룸' (지난달 22일) : 검찰은 이 시기,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게 이 대표 최측근 정진상 실장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기업이 건넨 후원금이 정 실장에게 건너간 뇌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곽선우/전 성남FC 대표 (JTBC '뉴스룸' / 지난달 22일) : 시장님께서 정진상 실장을 실질적인 구단주로 생각하고 이 사람이랑 상의해가지고 진행하라니까…]

나머지 기업들도 비슷한 방식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 성남시에서 건축 허가를 받아 제 1사옥 옆 부지에 제 2사옥을 건설했죠. 비슷한 시기에 네이버도 후원금을 냈는데요. 이 대표의 측근인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이 운영한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40억원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9월 27일) : 네이버는 2015년 시민 부채 탕감 운동 '롤링주빌리'를 위해 재단법인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원합니다. 이 롤링주빌리,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공동 은행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돈 중 39억원이 성남FC 후원금으로 흘러들어갔고, 구단 유니폼에는 '롤링주빌리' 로고가 등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병원입니다. 차병원은 지난 2015년 성남FC와 스폰서 협약을 체결하고 33억원의 후원금을 냈습니다. 이후 차병원이 매입한 옛 분당경찰서 부지 등이 포함된 도시관리계획안이 변경됐는데요. 사실 차병원 측 부지의 용도 변경은 이 대표가 시장되기 전까지만 해도 시민운동을 하면서 반대했던 사안이었다고 하죠.

여기까지만 보면 당시 성남시장이자 성남FC의 구단주이기도 했던 이 대표가 구단을 위한 후원금을 유치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 싶기도 한데요. 검찰은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제공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3자 뇌물제공,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3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도록 한 범죄를 말하죠. 기업들이 당시 이재명 시장에게 인허가 문제 등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했고 그 '대가'로 제3자인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건넸다는 게 검찰의 판단인데요. 결국 핵심 쟁점은 2가지입니다. 1번은 실제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고요. 2번은 이 부정한 청탁과 성남FC 후원금 사이 '대가 관계'가 성립하는지입니다. 만일 이 대표가 기업 임원 등과 식사를 하며 구체적인 청탁을 받고 기업의 민원 해결을 지시한 정황이나 증거가 있다면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기소가 가능하겠죠. 특히 검찰은 성남FC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주기 위한 통로였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전직 코치 (JTBC '뉴스룸' / 지난달 22일) : 정진상이, 그러니까 실질적인 걸 다 운영한다고 그런 얘기는 누구나 그때 당시에 다 하는 얘기였으니까…]

이재명 대표 측은 기업들이 아무런 대가성 없이 정상적으로 광고비를 집행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광고비를 받았다고 해도 결국 시민의 이익이 된다고 반발하고 있죠. 후원금 유치는 시민구단인 성남FC를 위한 공익적 행위였을 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 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서 성남 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입니까. 성남시의 소유이고 성남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해당 사건은 수사기관이 3년 넘게 수사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 결정했던 건이기도 하죠. 과거에도 세 차례나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의혹을 조목조목 부인했던 바 있는데요.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2018년 11월 24일) : 죄가 된다는 사람, 또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성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사의 결론을 바꾸려고 한다는 게 이 대표 측의 논리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최초의 헌정 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닙니다.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입니다.]

법조계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K스포츠 재단'건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성곡미술관'건 판결을 참고하고 있는데요. 박근혜 씨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제3자 뇌물 혐의가 인정됐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후원하도록 한 게 유죄라는 건데요. 반면 변 전 실장은 기업 10여곳으로 하여금 신정아 씨가 일하던 미술관에 돈을 내게 했지만 해당 혐의는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이 대표를 기소하겠다는 방침은 확실해 보이는데요. 결국 양측은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성남FC 외 이 대표의 다른 사법 리스크와 오늘(10일) 소환과 관련한 정치권 반응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공동발제구역 JPA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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