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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사퇴 이어, 친윤계 포함 일부 초선 입장문 추진까지…커지는 비대위 목소리

입력 2022-07-29 16:12 수정 2022-07-29 16:25

혼란스러운 국민의힘, 흔들리는 권성동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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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국민의힘, 흔들리는 권성동 체제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에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29일) 오전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사퇴의 변입니다. “지도부 일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때”라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가 공개된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이런 입장을 밝힌 겁니다.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선 배 의원을 비롯해 일부 최고위원들이 자리를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고 요구할 거란 말이 돌았습니다.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은 배 의원 한 명뿐입니다. 하지만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반복되는 실수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배 의원의 사퇴는 지도체제에 대한 당내 논의를 본격적으로 촉발했습니다.

당장 일부 초선 의원들은 “배 의원의 의사를 존중하며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원총회를 별도로 열어서 토론해야지 성명을 내면 당의 분열이 우려된다", “비상상황인 만큼 비대위가 맞다”는 의견이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성명을 주도하는 의원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초선 의원들도 상당수 섞여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배현진 의원도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아 친윤석열계 의원으로 분류됩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지도체제 변화에 있는 건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직접 의견을 전달하지는 않은 걸로 안다”고만 전했습니다. 한 친윤계 의원은 “대통령이 지침을 줬다기보다는 참모진이 비대위를 언급한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좋은 것을 고를 때가 아니라 덜 나쁜 것(비대위)을 고를 때”라고 했습니다.

당내에선 더 큰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비대위원장을 세울 사람이 없다”, "이 대표가 비대위 체제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이라도 낸다면 혼란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직무대행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과거 전례는 최고위원이 총사퇴한 이후 비대위가 구성됐고,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사례는 없다”며 “당 기획조정국에서 유권해석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당헌에는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게 했습니다. 앞서 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할 때,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는 궐위가 아닌 '사고'로 판단했습니다.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립니다.

현재는 이 대표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그만둔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자리가 비어, 최고위원회가 7명으로 구성돼있습니다. 권 직무대행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이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과 김용태 최고위원은 현 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입니다. 배현진 의원과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있는 의원은 윤영석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정도입니다. 최고위의 기능 상실이 '최고위원 전원 사퇴냐, 과반 사퇴냐' 해석의 여지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과반수의 사퇴도 사실상 불가능한 겁니다.

하지만 60명이 넘는 당내 초선의원 중 상당수가 성명서를 통해 비대위 체제를 요구한다면, 이 목소리가 당내 확산한다면, 권 직무대행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의원과 중진들 사이에선 이미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김기현 의원)”, "원내대표 2명, 당 대표 2명이 뛰어도 힘들 판에 한 사람이 감당하면 반드시 문제(조해진 의원)"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해주자, 대표와 원내대표 겸직은 리스크가 크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한때 권 직무대행이 의원총회를 소집해 재신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있었는데, 원내행정국에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월요일 의원총회 소집 계획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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