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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학원 "연합, 언론사유 멈춰라" vs 연합뉴스 "을지, 최대주주 자격 없다"

입력 2023-11-23 16:53 수정 2023-11-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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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43차 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방통위는 연합뉴스TV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43차 회의에서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방통위는 연합뉴스TV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TV의 최대 주주가 되려는 을지학원과 연합뉴스TV의 기존 최대 주주인 연합뉴스 간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최근 을지학원이 연합뉴스TV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을 낸 사실이 알려진 뒤 연합뉴스가 연일 을지학원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을지학원도 오늘 3건의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 사유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을지학원은 최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의견서를 방통위에 제출했습니다.

을지학원 "연합뉴스, 언론 사유화 중단하라"

을지학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을지학원을 비판한 연합뉴스 기사에 대해 “언론 사유화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을지학원 측은 “연합뉴스가 공익 실현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망각하고 편파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언론 사유화를 위해 연합뉴스 편집국 기자들에 을지학원 비방 기사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특별취재팀까지 구성해 악성 기사를 양산하는 등 보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앞서 △을지학원 박준영 이사장이 4년여간 3161회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전력이 있으며 △을지병원이 '연합뉴스TV' 주식을 을지학원에 무상으로 기증해 배임 논란이 있는 점 △땅장사로 인한 900억원의 차익을 챙긴 점 등을 공론화해왔습니다.

을지 "이사장 내외, 10년간 200억 가까이 기부"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 12사단 을지부대를 찾아 방위성금 2천500만원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재단과 같은 이름을 쓰는 이 부대에 14년간 사재로 3억2천만원을 기부했다고 을지대병원은 26일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 12사단 을지부대를 찾아 방위성금 2천500만원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재단과 같은 이름을 쓰는 이 부대에 14년간 사재로 3억2천만원을 기부했다고 을지대병원은 26일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을지학원 측은 “최근 10년간 이사장 내외가 을지학원, 을지병원, 범석학술장학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최전방 군부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공익을 위해 기부한 금액은 197억5000만원에 이른다”며 “박준영 이사장 부부는 의사이자 교육자로 평생 환자, 학생들과 함께 병원과 대학에서 근무하며 사회 기여에 힘써왔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마약성 진통제 전력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로 종결된 건”이라며 “대법원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미 무죄 판결로 종결된 을지학원 박준영 이사장의 치료용 마약성 진통제 처방 건에 대해 매일 기사화하며 악의성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을지 "마약성 진통제, 무죄 종결된 사안…악의적 보도"

그러면서 “무죄 판결 건을 지속 언급하는 건 평생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헌신해온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다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주식 무상 기증 및 땅 투기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을지병원 및 을지학원간 상호지원 등 오랜 협업관계에서 비롯된 조치이며 △땅 투기가 아닌 토지 활용도와 가치 동반 상승에 따라 발생했을 뿐이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 "적대적 M&A, 방송 인·허가 제도 근간 무력화 시도"

반면 연합뉴스 측은 을지학원이 연합뉴스TV의 최대 주주가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어제 방통위에 낸 의견서를 통해 “적대적 M&A에 대해 최다액 출자자 변경을 승인한다면 향후 방송 사업자들의 사업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방송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고 비밀리에 적대적 M&A를 추진한 을지 측이 보도 채널의 최다액 출자자로서 자격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충분하고 신중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연합뉴스 "을지, 사익 위해 공적 지위 악용한 다수 사례 존재"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박준영(64) 을지재단 회장 겸 을지학원 이사장과 부인 홍성희(59) 을지병원 이사장을 배임 혐의로 22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연합뉴스TV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을지병원이 보유한 30억원 상당의 연합뉴스TV 주식 60만주를 을지학원에 무상으로 증여하도록 해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고발의 요지다. [사진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박준영(64) 을지재단 회장 겸 을지학원 이사장과 부인 홍성희(59) 을지병원 이사장을 배임 혐의로 22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연합뉴스TV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을지병원이 보유한 30억원 상당의 연합뉴스TV 주식 60만주를 을지학원에 무상으로 증여하도록 해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고발의 요지다.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 측은 또 “을지 측이 보도 채널의 최다액 출자자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변경 승인은 불허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 측은 “을지 측이 사익을 실현하기 위해 공적 지위를 악용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사례가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보도 채널에 요구되는 공적 책임과 공익성을 실현할 자격과 의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연합뉴스는 “을지학원은 의료법인 을지병원으로부터 연합뉴스TV 주식 60만주를 기부받아 배임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며 “이렇게 한 이유는 을지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연합뉴스 "의료법 논란 피하려 주식 무상 기증…배임 소지"

연합뉴스 측은 재정적 능력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습니다. 연합뉴스 측은 “을지학원은 2022회계연도와 2021회계연도에 각각 118억원, 153억원 운영 손실을 기록했다”며 “을지학원은 임직원 처우 개선과 시설 인력투자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떤 처우 개선과 투자를 할 수 있는 건지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외에도 박준영 이사장 부부가 을지대학교 인근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을지병원 납품업체에 이를 팔아 40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거둔 점 등도 의견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TV의 최대 주주가 되려는 을지학원 측과 기존 최대 주주인 주식회사 연합뉴스 간 공방전은 방통위의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방통위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연합뉴스TV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결과를 의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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