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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늘만 100만원 썼어요"…유커로 붐비는 명동 가보니

입력 2023-08-26 09:09 수정 2023-08-28 07:45

중국 정부, 한국 단체 관광 허용하며 유커 발길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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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한국 단체 관광 허용하며 유커 발길 늘어나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2가 앞에 형성된 명동거리 모습. 수많은 관광객이 이 거리를 찾은 가운데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2가 앞에 형성된 명동거리 모습. 수많은 관광객이 이 거리를 찾은 가운데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20대 중국인 A씨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며 이날 하루 면세점에서만 한화 100만원 정도를 소비했다고 밝혔다. 〈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20대 중국인 A씨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며 이날 하루 면세점에서만 한화 100만원 정도를 소비했다고 밝혔다. 〈사진=이세현 기자〉

"5번째 한국 방문인데 오늘 하루 면세점에서만 100만원 썼어요"(20대 중국인 A씨)

JTBC 취재진이 어제(25일) 저녁 7시 30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을 방문했습니다. 마감 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면세점 곳곳에는 친구, 가족 단위의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22일부터 한국을 여행중이라고 밝힌 20대 중국인 A씨는 "이번 방문이 5번째다. 사드와 코로나 사태로 그동안 방문하지 못했었다"며 "정부가 금지했던 단체 관광이 풀리는 시점에 친구 5명과 놀러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면세점에서 화장품, 선글라스 등을 사면서 6000위안(약 100만원)을 썼다"며 "단체 관광 재개로 주변에 (한국을) 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음에 또 같이 오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모습. 영업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모습. 영업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지만 물건을 구매하기 위한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사진=이세현 기자〉

이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 B씨는 "오늘만 해도 중국인들을 많이 상대했다"며 "확실히 최근 (중국인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50명 소규모부터 100명 단체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지난해 대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드 사태 이전 대비로는 25% 매출 수준이지만 지난해 8월 대비 구매객수는 7배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9월 국경절 이후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급격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사드·코로나) 이전 분위기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지난 2017년 3월 발생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로 방문이 뜸해졌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명동, 강남 등 쇼핑과 볼거리가 많은 지역 위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 중 중국인은 24만 1724명이었습니다. 전월 대비 33.5%, 전년 동기 대비 2144%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2가 앞에 형성된 명동거리에 많은 관광객이 찾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2가 앞에 형성된 명동거리에 많은 관광객이 찾은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진=이세현 기자〉

취재진은 25일 밤 9시쯤 서울 중구 명동 2가 앞에 형성된 명동거리를 가봤습니다. 이동이 좀처럼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관광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각 상점 직원들은 가게 앞에 나와 중국어로 안내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상점 직원 C씨는 "많아진 중국인 관광객들 여파로 상점들에는 경쟁적인 판촉을 위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점원들이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늦은시간이었지만 명동거리 노점상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잡채·핫도그 5000원, 문어꼬치 1만원 등 음식들은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됐지만 긴 줄을 형성해 각종 음식을 사 먹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 3명과 이곳을 찾은 40대 중국인 D씨는 "노점상 가격이 다른 일반 식당보다 높다는 걸 알고 있다. 하나씩 사 먹으면서 이곳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면서도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맞다. 또 사 먹어보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2가 명동거리 앞에 형성된 노점상들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음식을 먹기 위해 긴 줄을 만든 중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사진=이세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2가 명동거리 앞에 형성된 노점상들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음식을 먹기 위해 긴 줄을 만든 중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사진=이세현 기자〉

명동거리를 방문한 중국인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이 밀집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 안전 사고가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구청 관계자는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각종 안전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 등 각 기관과 협력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단체 관광 비자가 풀리며 지난해 대비 많은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민간 기업 등과 (각종 행사 기획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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