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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프레이 폭발 사망' 노동자, 2년 전엔 손가락 절단 사고…승소 닷새 만에 비극

입력 2023-07-10 20:45

'어머니 모실 꿈 거의 이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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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모실 꿈 거의 이뤘는데'

[앵커]

택배 상자 안에 있던 공업용 스프레이가 폭발해 숨진 외국인 노동자 소식, 저희가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노동자는 2년 전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2개가 잘렸고 최근, 천 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돈으로 어머니를 모시겠다던 꿈은 판결을 받은 지 닷새 만에 무너졌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마지막 상 위에 오른 건 웨하스 과자입니다.

손 모아 작별 인사하는 동료들은 한숨을 쉽니다.

영정 안 사진은 웃는 모습이지만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이 청년, 지난 3일 택배 상자를 옮기다 안에 있는 공업용 스프레이가 폭발해 숨졌습니다.

32살 베트남 노동자 당꾸이쭝입니다.

[사망 노동자 친구 : 오빠가 이렇게 되는 줄 몰랐어요.]

이 청년, 왼손 손가락 2개가 없었습니다.

2년 전 안산시 한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말려 들어가 잘렸습니다.

위자료를 못 받았고 지난해 11월 법정 다툼을 시작했습니다.

7개월 끈 재판, 지난 달 28일 1000만 원 보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사망 노동자 변호인 측 : 얘기를 전달해드렸고 당꾸이쭝은 돈이 빨리 나오면 돌아가서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베트남에서.]

판결을 들은 청년은 기뻐했습니다.

돈을 받아 베트남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판결 5일 만에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어제 오전 당꾸이쭝은 화장했고 곧 뼛가루는 고향으로 보냅니다.

[김진항/사망 노동자 유족 : 최소한의 안전도 진짜 못 받고 일하는 건 맞아요. 너무 대우도 차이가 나고…]

엄마와 가정을 이뤄 잘 살겠다던 32살 청년의 꿈 이제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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