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화문 하면 떠오르는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쓴 이 현판은, 사실 잘못 복원된 겁니다. 석 달 뒤면 현판도, 광화문도 150년 쯤만에 제 모습을 찾게 됩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광화문은 요즘 월대 복원 작업이 한창입니다.
일제시대 철로로 훼손된 월대까지 다시 세우면 광화문은 원래 모습을 거의 되찾게 되는데 오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쓴 광화문 현판입니다.
"왕의 덕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현판은 우리 역사 속에서 여러 수난을 겪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불탔다 흥선대원군 때 다시 지었고,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며 또 훼손됐습니다.
1968년 광화문을 다시 세웠지만 현판에는 독재자의 글씨가 걸렸습니다.
[대한뉴스/1968년 :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로 새겨진 한글현판 광화문. 이 현판 하나를 제외한다면 모든 자재가 돌, 시멘트 그리고 철근으로 돼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며 현판을 새로 만들었는데, 광복절에 맞춰 급하게 복원한 탓에 석 달 만에 쩍 갈라졌습니다.
이후 옛날 그림을 비롯해 새로운 사료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로 새 현판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나무에 글씨를 조각한 뒤, 동판을 글자 모양대로 잘라 붙이고 금박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문화재청은 월대 복원이 끝나는 10월, 새 현판을 함께 공개할 예정입니다.
광화문이 제 모습을 찾기까지 꼭 158년이 걸렸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