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생수 가격 1년 새 10.8% 올라…왜 올랐을까?

입력 2023-07-10 17:45 수정 2023-09-21 11:1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시리얼과 햄, 라면, 아이스크림…안 오른 것이 없을 정도로 먹거리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그중 생필품에 속하는 '물(생수)'도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생수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2.09였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8% 상승한 겁니다.

2012년 6월(11.6%) 이후 1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편의점에 진열된 생수. 〈사진=연합뉴스〉

편의점에 진열된 생수. 〈사진=연합뉴스〉

원재료는 물 뿐인데?…“인건비·물류비·포장재 가격 올라”


생수 가격은 특히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 업계 점유율 2위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가 생수·음료 제품 출고가를 평균 8.4% 인상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업계 1위인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도 출고가를 평균 9.8% 인상했죠.

해태 htb도 올해 2월부터 '강원평창수' 가격을 올렸고, 동원 F&B는 지난 4월 대리점 경로에 한해 동원샘물 가격을 4% 올렸습니다.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생수 상품도 올해 4월부터 가격이 100원씩 올라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는 500㎖ PB 생수를 700원에 팔고 있죠.

물 외에는 별다른 원재료가 없는 생수는 도대체 왜 가격이 오르는 걸까요.

생수 제조업체들은 “인건비와 물류비, 포장재 비용 인상분이 반영된 가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생수는 음료처럼 원당이나 색소 등 첨가물이 들어가진 않지만, 물을 담는 페트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와 물류비가 올라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도 생산 시설이 있고 포장 과정이 있다”면서 “결국 공장이 돌아가야 하니 전기료, 가스비나 인건비가 올라가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생수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 인상 빈도가 낮은 편”이라면서 “그동안 물가 인상 요인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가 올해 들어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수. 〈사진=연합뉴스〉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수.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1100원, 마트 480원…가격 차이 나는 이유는?


출고가가 올라가면서 전반적인 생수 판매 가격이 올랐지만, 유독 비싸게 느껴지는 곳이 있습니다. 편의점인데요.

올해 가격 인상 이후 편의점에서는 제주삼다수와 아이시스 브랜드의 생수 500㎖ 한 병을 11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점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형마트에서는 두 상품 가격이 400~480원 정도인 걸 고려하면 가격이 두 배 넘게 차이 나는 겁니다.

제조업체가 가격을 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과 달리 생수는 제품 최종 판매자인 유통업체가 가격을 정해 판매하는 '오픈프라이스제도'를 적용받는 상품입니다.

그래서 편의점과 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겁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마트나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보다 매장 수가 훨씬 많다”면서 “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받아 각 매장에 배송하는 과정에서 물류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편의점은 24시간 운영되는 곳들이 있어 그에 따른 운영비와 인건비, 전기료 등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도 “온라인이나 마트는 생수를 미끼상품으로 싸게 파는 경향이 있다”면서 “편의점은 가격이 각 가맹점의 수익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마트처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가격 인하 검토 안 해”…가격 내리는 대신 '할인행사'


최근 정부에서는 서민들이 자주 먹는 식료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정부 압박에 라면 업계는 물론 과자와 빵 가격도 소폭 인하하기로 결정했죠.

생필품인 물은 어떨까. 업계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올해 가격 인상이 오랜만의 인상인 만큼 당장 가격을 인하하긴 어렵다는 겁니다. 올해 가격을 올린 삼다수는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그래도 정부의 생필품 가격 인하 압박과 소비자 눈치를 아예 안 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최근엔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와 편의점 CU는 오는 12일부터 아이시스 2ℓ 6개 번들 상품을 정상가 3600원에서 약 45% 할인된 2000원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60만 개 한정으로 진행됩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오는 11일까지 '풀무원워터루틴(500㎖)' 생수를 100만개 한정 수량으로 100원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생수 쪽은 아직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면서 “생수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많지만, 생수 시장도 물가 상승 압박이 심한 상황이라 당분간은 할인 프로모션을 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