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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상처뿐인 승리' 친명·비명 내분…'수박 색출' 나선 개딸들

입력 2023-02-28 17:53 수정 2023-02-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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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어제(27일) 부결됐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보다 찬성이 오히려 더 많은 표가 나왔죠. 민주당 내 이탈표가 예상외로 많이 나왔단 분석에 이 대표 측 강성 지지층 '개딸'들은 '비명계'의 반란표 색출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사실상 가결'이라며 이 대표의 거취를 압박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주장대로라면 전직 대통령,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겁니다.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범죄 혐의는 없습니다. 오직 '성남시장 이재명'의 지역토착비리 범죄 혐의만 있을 뿐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수사가 사건이 아닌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목표물을 잡을 때까지 하는 사법 사냥입니다.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대해서 여러분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마치 창과 방패 같았던, 한동훈 법무 장관의 체포동의안 설명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어제 신상발언 들어보셨습니다. 오늘 다정회 첫 순서가 국회상황실인 이유, 국회에 또 비상상황이 생겼기 때문이죠. 정확히는 국회라기 보단 제1야당 민주당의 비상상황입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지 12일만인 어제,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예상됐던 '부결'인데도 '비상상황'인 이유, 표결 결과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죠. 체포동의안은 출석의원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데요. 어제의 경우 149표에서 단 10표 모자랐습니다. 정회원 여러분, 바로 이 투표용지 많이 보셨을 텐데요. 이런 한두 장이 '부결'표인지 '무효'표인지 다퉈야 할 정도였습니다.

[김진표/국회의장 (어제) :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은…조용히 하세요! 개표위원들, 원내대표들 다 협의하고 의논했습니다. 총 투표수 297표 중 가 139표, 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써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표결 분석 다시 들어갑니다. 애초, 민주당은 169석의 의석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부결'을 예상했지만요. 결과는 오히려 가표, 즉 찬성표가 반대표 보다 한표 많았습니다. 예상대로라면, 가결표는 국민의힘 115석에 정의당 6석 등을 포함해 123표가 확보됐고, 민주당 혹은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의원들에게서 27표 이상 이탈표가 나올 경우 가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죠. 그런데 결과는 부결이었지만, 이탈표는 예상보다 더 많았습니다. 기권과 무효표까지 포함하면 최소 31표에서 38표는 '부결'에서 이탈한 겁니다. 기권과 무효표를 사실상 '부결'에서 이탈한 걸로 보면, 이 대표가 구속 영장 실질심사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심, 과반이 넘는 159표로도 정치적 해석이 가능합니다. 민주당은 일단 '부결'이란 결과와 '단일대오'를 강조했씁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습니다. 어제의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됩니다.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예상 밖 표결 결과, 친명계든 비명계든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였습니다. 30명 이상의 비명계의 '이탈' 혹은 '반란'표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오늘은 제가 직접 전화취재를 해봤습니다. 오랜만에 화제의 인물과의 전화 통화하는 코너, 류실장의 '그와 나의 저나 통화' '그나저나' 가겠습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 첫마디가 '충격'이란 거였습니다. 표결 결과는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의 '패권적 행태'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는데요. '표결' 이후 민주당에 대한 전망까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Q. 표결 어떻게 평가?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이재명과 이재명 패권 지도부의 행태에 대한 불신임 이런 거겠죠, 경고. 지도부가 '많아봤자 10표 이내다' 이랬으니까 저희도 그런 줄 알았지.]

Q. 비명계 '조직적' 투표?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이걸 어떻게 조직해요? 알음알음으로 이거 찍자, 이런 것도 아니고 그런 것도 없었어요.]

Q. '가결'표가 많았던 원인?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방탄 민주당 이미지가 구축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최근에 과거에 한 일 다 그렇지, 이상민 탄핵 이런 것들. 이재명의 방탄을 위한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서 자꾸 그렇게 점점 강성으로 가는 거잖아요.]

Q. 표결 이후, 민주당은?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더 강공해지지 않을까? 이번에 무효표 던지고 기권한 사람, 이런 사람들이 그냥 '그래 이번 한 번 통과시켜줄게'라고 하는 거지만 '다음에는 나 가결할 수 있어'라고 하는 결의를 보여준 것 아닐까…]

익명을 요청한 또다른 비명계 의원은 '민심에 대한 위기의식'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지역구에서 듣는 민심은 딱 두가지라고 소개했는데요.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이기겠냐' '윤 대통령이 저렇게 못하는데 민주당이 왜 지지율을 흡수 못하느냐'는 겁니다. 오히려 이탈표가 적게 나온 거라고도 주장했는데요. 앞서 비명계 설훈 의원도 '부결'을 주장하지 않았느냐면서, 불만이 있지만 '부결'표를 던진 사람만 해도 20~30표 될 거라고 했습니다.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앞서 이 대표가 '당 대표직 유지'할 거라고 밝힌 점도, 이탈표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떤 경우에도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보였잖아요. '경기도지사할 때 재판을 네 개나 받았는데 경기도의 평가는 훨씬 더 좋아졌다' 이런 게 어떻게 보면은 중간에서 고민하는 의원들로 하여금 부결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친명계 의원들도 표결 결과에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는데요. 해결책은 달랐습니다. 아주 당혹스럽고 놀랐다는 박범계 의원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다음에 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면, 아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분열은 막아야 한다고 했는데, 당내 의원들을 향해 이견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토론부터 하자고 했습니다.

Q. 표결 어떻게 평가?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민주당이 분열되고 깨지는 거를 걱정한다면 정말 자신 있게 나와서 함께 투명하게 토론하고 그런 문화가 만들어져야 된다. 설득이 가능한지, 정말 노선의 차이인지, 아니면 수단과 방법의 차이 정도인지, 그 부분을 좀 확인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Q. 공개토론이 더 분열을 조장할 것 같은데…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지금도 어느 분들인지 모르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까 일방적으로 지금 이런저런 명단들이 나오고 하는 거. 그것이 더 나쁜 것 같아요.]

'당론 부결'을 주장한 박범계 의원, 이번에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이 다음엔 '가결' 표를 던질 거라고 본 이원욱 의원과는 완전히 방향이 달랐는데요. 30표 이상의 이탈표, 이미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결집한 결과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애초에 이탈표 5표를 예상했던 안민석 의원과 직접 통화해봤습니다.

Q. 표결 어떻게 평가?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조직적인 모의가 있지 않으면 10표 이상은 어려운 건데, 지금 30표 이상이 나온 거는 생각보다 강도 높은 치밀한 조직적 모의가 있었던 걸로 의심이 되는 거죠. 의원들이 꽤 좀 흔들릴 거예요.]

Q. 당 차원 대응?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또다시 체포동의안이 넘어왔을 경우에 아마 이번보다도 이탈표가 더 많이 나오겠죠?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이번처럼 대응하는 거는 조금 많은 고민을 해야죠.]

'충격'적인 표결을 받아든 민주당, 결국 이 대표 중심으로 더 똘똘 뭉쳐야 한다는 주장과 이 대표의 거취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나뉘는데요. 지지자들이 활동하는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더 뜨겁습니다.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혁의 딸, 이른바 '개딸'들은 반란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 색출에 나섰습니다.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 명단이 돌았고요. 멸칭인 '수박' 명단, '낙선명단' '총선 퇴출 대상' 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박 인증했다"고 모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자 "부표를 던졌으니 함부로 얘기하면 가만 안 있겠다"고 답한 내용이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에 돌기도 했는데요. '협박 아니냐' '권리당원이 말도 못하게 한다'는 멘트가 달렸습니다. 일명 '개딸'들의 '문자폭탄'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어마무시하게 쏟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하여튼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도 굉장히 좀 살벌해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 그런 말을 서로 간에 인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해서는 안 되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 벗어나지 않았나…]

그런데 친명계 김용민 의원은 이상민 의원의 바로 이 발언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지지자와 싸우는 정치인이 가장 어리석다. 동지에 대한 신뢰와 예의가 우선"이라고 썼는데요. 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 혹은 내전 상태에 접어 들었단 얘기도 나옵니다.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는 어제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일단 밝혔지만요. 표정이 썩 밝아보이진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검찰의 영장청구가 매우 부당하다는 것을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확인해 주셨습니다.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들을 수렴해서, 힘을 모아서 윤석열 독재정권의 검사독재에 강력하게 맞서 싸우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점검에 나섰는데요. 이렇게 직접, 위생복을 입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을 찾았습니다. 급식 노동자 10명 중 3명 정도가 폐에 이상이 있단 진단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어제 표결과, 지지자들의 행동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입을 닫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우리 사회 노동환경 개선에 더 관심 가져주길 바랍니다.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이런 문제보다는 우리 물가도 잡고 경제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도 낫게 만드는 문제에 많이 관심 가지시길 바랍니다. {당내 소통 방식 어떻게 해나가실지 얘기 나오는데 생각하고 계신 거 있을까요? 지지자들이 지금 가결 투표하신 분들 색출하고 있는데 그거에 대해서는 자제 요청하실 건가요?} …]

이 대표와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은 '팝콘각'입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무더기 이탈표,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이 대표를 향해선 '절벽에선 과감히 뛰어내려야 한다'면서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보고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면 훨씬 더 크게 다칩니다. 이재명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비명계에서도, 어제 표결 결과를 들어 이재명 대표의 사퇴 혹은 거취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그룹이 있다고 하죠. 다만 이 대표가 직접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했는데, 이 대표 측은 일단 당내 소통을 통해 더 똘똘 뭉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것 으로 알려집니다. 일명 '개딸'들의 행동이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재명의 '상처뿐인 승리' 친명·비명 내분…개딸 '수박 색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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