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70대가 노후자금 불려주겠다는 투자 업체에게 속아 주차장에서 일하며 모은 전재산 천 만원을 모두 잃자 잠적한 업체에 이렇게 '내 인생이 불쌍하고 서글프다'는 문자를 보내고 세상을 등졌습니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확인된 것만 스무명이 넘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최연수 기자입니다.
[기자]
70대 김모씨는 지난 7월 집 비상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피해자 김씨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일했던 건물 주차장입니다.
김씨는 3년 동안 이곳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전재산 천만원을 모았는데요, 투자업체를 만나면서 이 돈을 전부 잃고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브로커를 통해 투자한 뒤 원금은 커녕 수익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겁니다.
김씨의 휴대전화엔 숨지기 전날까지 투자 업체에 힘들다고 매달리면서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 남아 있었습니다.
유족은 허망하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 한 60이 넘어서부터 (주차관리를 하면서) 돈을 좀 모으신 거예요. (그동안은) 맨날 이렇게 쪼들리고 막 폐지 줍고 막 이러셨거든요.]
업체는 브로커를 통해 대상을 접촉했습니다.
실제로 돈을 넣으면 두세차례 배당금을 주면서 신뢰를 쌓고, 더 큰 돈을 보내게 한 뒤 인수됐다며 잠적했습니다.
업체에 찾아가 보니 올해만 3차례 사무실을 바꿔가며 활동해 온 걸로 파악됐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스무명이 넘습니다.
[투자업체 피해자 : 이걸(투자) 해놓으면 자식들한테 이제 도움 안 벌려도 되고 하니까 이렇게 접근을 한 거야.]
경찰은 바뀐 회사들이 모두 같은 회사인 걸로 보고 업체 대표 등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