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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못다 한 책임 다할 것"…윤 대통령 겨냥? 명낙대전 시즌2?

입력 2023-06-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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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돌아왔죠.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됐다"면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귀국 일성을 남겼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정치권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정치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어디에 방점을 둘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그런 상황입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을 했죠. 입국장엔 1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렸다고 하는데요. 이 전 대표도 짐짓 논란 듯합니다. 자신을 잊지 않고, 1년 동안 기다려줬던 분들이죠. 이 전 대표, 이런 약속을 내놨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4일) : 여러분은 고통을 겪으시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내서 미안합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 잘 압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고,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 앞으로 정치 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이 전 대표의 성향을 생각하면, 상당히 분명한 메시지를 낸 겁니다. 그동안 정치 활동을 하며 '엄중 낙연'이란 딱지가 붙어 있었죠? 친이낙연계에서조차 '놀랐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분은 단어 하나하나를 골라 쓰는, 굉장히 신중하신. 그래서 시중에는 '엄중낙연'이다… 본인이 결국은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서 좀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 이런 각오가 있지 않았나…]

이 전 대표가 말한 책임! 과연 어떻게 질 거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대한민국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지지자들을 고통에 빠뜨린 원인을 제거해야겠죠.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정치권에선 크게 3가지를 꼽았습니다. 윤석열 정부 견제, 민주당 가치 회복, 그리고 이낙연 악마화 대응입니다.

먼저 윤석열 정부 견제! 어찌보면 야당 지도자로서 당연한 책무죠.

[이개호/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윤석열 정부의 민생, 경제, 국방, 외교 이런 측면에서 총체적 부실 때문에 경제가 무너지고 국격도 무너지고 또 국방 구멍이 뚫리고 이렇게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

특히 차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현 정부와 확실히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겁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죠. 특히 친명계에서 이런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권주자가 되려면 대통령이나 집권세력과 맞서는 구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실은 지지율이 오르거든요. 우리 당내에서 아무리 뭘 해야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요.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아마 본인이 주된 아마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할 가능성이 높지 않냐…]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을 바라보는 이재명 대표의 시선과도 묘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낙연 전 대표가 어제 귀국을 했는데 혹시 어떻게 보셨는지요?} 백지장도 맞들어야 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모아야 합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정상화를 위해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죠. 특히 친이낙연계 인사들이 바라는 그림인데요.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야당으로서 비판과 견제를 해야 되는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되는가라고 자연스럽게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죠. 그리고 민주당의 정통성, 민주당의 자리매김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는 질문이 또 따라 나올 거예요.]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싸였고 그다음에 돈봉투 사건이나 코인 사건 같은 그런 윤리적인 문제, 그다음에 민주당의 어떤 정신과 가치. 예를 들어 가지고 민주당의 방향이 뭐냐, 중산층과 서민의 정답이 맞냐…]

다만 당내 문제에 이 전 대표가 전면으로 나선다면, 자칫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때문에 일부에선 낙향론을 꺼내들기도 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2일) :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토요일 날 오시나요? 그렇죠? {24일로 제가 아마 알고 있는데.} 현실 정치에 들어오시게 되면 {파열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이거는 큰 사달이 날 것 같습니다. 가급적 현실 정치에는 관여를 하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낙향을 당분간 좀 하셔서…]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충정이죠. 충정 끝에 당내 문제는 지금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풀어보겠다라는 건데요. 이게 그렇게 되지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이낙연계는 작심하고 당을 시끄럽게 할 생각인 듯싶습니다. 이른바 '개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전 대표와 지지자들을 향한 악마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서겠다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낙연 악마화가 개딸들 중심으로 해서 꾸준히 진행이 됐거든요. {이낙연 악마화.} 그렇죠. 대선패배의 책임은 이낙연 때문이다… {이런 거 계속 악마화를 당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하게 대응을 해야 되고 입장도 밝혀야 된다라는 말씀이십니까?} 계속해서 한다고 그러면 저희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거죠.]

'수박'이란 멸칭도 악마화의 하나로 꼽히죠. 이낙연계에선 이재명 대표를 오히려 외소하게 만드는 행위다,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대표를 굉장히 생각하시는 마음은 진정성은 알겠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표님을 죽이는 길이고 그리고 굉장히 우리 당을 위축시키고 그다음에 왜소하게 만드는 행위다…]

이 대표가 이를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최대 라이벌로 생각하고 이낙연 악마화에 무관하다고 저희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잠깐만요. 그러면 이낙연 악마화의 뒤에 이재명 대표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뒤에 있다기보다는 하여튼 뭐라고 그럴까, 이심전심으로 이낙연 악마화에 앞장서 있는 사람들은 이것이 이재명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실제로 이른바 수박 관련 퍼포먼스! 친명계 인사들과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버젓이 이뤄지고 있죠.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9일) : {현 변호사님의 무더위 식히는 비법은?} 수박 좋아하시겠지, 뭐.]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9일) : 저도 그 과일은 좋아하는데 과일인지 야채인지 잘 모르겠고 저는 그냥 더우면 집에서 조용히 에어컨 밑에서 영화 보고.]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9일) : 조용히 수박 드시겠지.]

수박 퍼포먼스는 해외에서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 전 독일에서 진행한 강연! 그 강의실에 두 동강 난 커다란 수박 그림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라는 문구와 함께 말입니다.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해외에서까지 저렇게, 그것도 윤석열 대통령을 외교 정책을 비판한 자리였거든요. {그 강연이.} 그 강연 자체의 기조가 그거였는데 '왜 윤석열을 비판하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하시면 참 황당한 상황인 거죠.]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또다른 불씨가 될 수도 있을 듯한데요. 국민의힘에선 이 상황을 므흣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전 대표를 '수박왕'이라고 칭하며, 불쏘시개를 투척했습니다.

[김병민/국민의힘 최고위원 : 한여름철 맛있는 수박 한 입을 베어먹을 때도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치욕적 상황이 민주당에 계속되는 가운데 이른바 '수박왕'으로 불리는 이낙연 전 대표가 들어왔기에 민주당의 내적 갈등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수박왕으로 남느냐, 아니면 당내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냐? 이낙연 전 대표의 앞으로 행보에 달린 문제인데요. 자신의 목적지가 어딘지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겠죠. 오늘(26일)의 정치 인사이드, 이 전 대표가 1년 전 미국으로 떠나며 남겼던 말로 마무리합니다. <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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