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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SUN의 간접 조언, 그리고 '스플리터'

입력 2013-08-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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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과 SUN의 간접 조언, 그리고 '스플리터'


"당연히 보이죠."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팀 스카우트들이 오승환(31·삼성)의 등판을 기다린다. 미국 보스턴·시카고 컵스·텍사스·미네소타·디트로이트 스카우트가 최근 한국을 찾아 오승환을 지켜봤다. 일본 한신은 3일과 4일 잠실 구장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오승환은 4일 "마운드에 서면 스카우트의 모습이 보이느냐"라는 질문에 "당연히 보인다"고 했다. "의식하게 되지 않나"라는 질문이 오승환을 향했다. 오승환은 즉답 대신 선동열(50) KIA 감독이 최근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한 조언을 언급했다. 오승환은 "선 감독님 말씀대로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다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지난달 31일 "최근 오승환이 던지는 모습을 보니 특유의 밸런스가 보이지 않더라. 너무 힘으로만 던지다보니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오승환은 지난달 27일 대구 넥센전에서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했다. 7월30일 광주 KIA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1볼넷을 기록했다. 오승환이 두 경기 연속 피안타를 내준 건, 낯선 일이다. 삼성 감독 시절(2005년~2010년) '마무리 오승환'을 키우고,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선 감독의 눈에 문제점이 보였다.

오승환은 "역시 나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다. 예전 나의 투구 영상을 보며 '팔을 조금 더 올리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히려 밸런스가 무너졌다. 감독님 말씀대로 힘으로만 던졌다. 기사를 통해 감독님의 조언을 듣고 3일 LG전에서는 평소보다 더 힘을 빼고 던졌다"며 웃었다. 오승환은 3일 잠실 LG전에서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9세이브째를 거뒀다.

7월31일 선 감독은 농담을 섞어 "해외 구단 스카우트가 있으면 힘이 들어가지"라고 말했다. 3일 잠실구장에는 한신 스카우트가 있었다. 오승환의 눈에도 해외 스카우트의 스피드건이 보였다. 하지만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올 시즌 종료 뒤 국내 이적만 자유로운 8년차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삼성의 동의가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구단은 꾸준히 오승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해외 스카우트들에게 전하는 오승환에 대한 또 다른 정보. 오승환은 최근 스플리터를 던진다. 국내 구단 전력분석원이 '체인지업'으로 분류하는 공이다. 그는 "손가락이 짧아서 포크볼을 던지지는 못한다. 조금 더 손가락을 좁혀 스플리터를 던진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무거운 직구와 140㎞대 슬라이더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마무리 오승환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구종이 단순한 편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좌타자의 몸쪽으로 향하는 변화구(슬라이더)만 던지던 오승환이 올해에는 바깥쪽으로 흐르며 떨어지는 스플리터도 장착했다. 오승환은 "아주 가끔 던진다. 안 던지는 날이 더 많다"고 했지만 오승환과 만나는 타자들은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오승환의 매력은 더 늘었다.

잠실=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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