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잘 사는 것만큼이나 마지막 순간도 중요하다면서 이른바 '웰다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사람들을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30여명이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자신의 영정 사진을 만들고,
[앞쪽 보시고, 사진 찍겠습니다.]
유언장도 미리 써봅니다.
[김부덕/임종 체험자 :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려니 후회만 밀려오는구나. 이렇게 갈 줄 알았으면 더 잘했을 텐데.]
그동안 삶도 되새겨 봅니다.
[류건영/임종 체험자 : 다윤아, 연서야. 아빠가 남겨준 게 없이 떠나서 미안해. 물질적으로는 남겨준 게 없지만, 아빠는 너희가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많이 노력했어.]
충남 천안의 한 대학에 있는 웰다잉 센터입니다.
[정용문/백석웰다잉힐링센터장 : '어떻게 죽음 준비 하나 없이 저승으로 이사 가시려고 하십니까?' '어떤 것은 꼭 준비하시고 세상을 떠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강의입니다.)]
수십 개의 관들이 놓여 있습니다.
영정 사진을 찍고 유언장도 작성한 사람들은 이 수의를 입고 들어가서 직접 임종 체험을 하게 됩니다.
관 뚜껑이 닫히고 어둠 속에서 눈을 감습니다.
[여러분들이 입관 체험을 하게 되는 이유는 후회되는 게 무엇인지 한 번 느껴보고 또 나의 죽음을 바라보는… 이런 생각을 해보는 거예요.]
[김부덕/임종 체험자 : 관 속에 막상 들어가 보니까 진짜 컴컴하고요. 이렇게 손도 펼 수가 없더라고요. '욕심이라든가 이런 게 다 부질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류건영/임종 체험자 : (평소) 구급대원으로서 많은 죽음을 보게 되고. 더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가하게 (됐어요.)]
이렇게 최근에 잘 죽는 것, 이른바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안순금/85세 : 요양원에서 다리 끌고 질질 끌고 그런 것 봐봐. 얼마나 가슴 아픈가. 자식이 그걸 봐봐. 그래서 요양원에 안 가고 곱게 갔으면 좋겠어.]
이렇게 연명치료를 하지 않기로 서명한 사람은 최근 2백만명을 넘었습니다.
[송제형/녹색병원 지역건강센터 팀장 : 혈액 투석을 안 받겠다고 의사를 표명하신 거고요. 그다음에 말기암일 경우 항암제 투여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렇게 연명 치료를 받을지 말지 미리 결정하거나 임종 체험을 해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죽음도 잘 맞이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