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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왕의 DNA 가졌기에" 사무관 학부모의 황당 편지 [이슈언박싱]

입력 2023-08-11 17:48

이전 담임 교사도 아동학대 신고해 직위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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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담임 교사도 아동학대 신고해 직위해제

세상 모든 이슈를 풀어봅니다. 이슈언박싱. 

오늘(11일) 풀어볼 얘기는요. 

"내 아이는 왕의 DNA" 내 아이는 크게 될 인물이다… 이런 뜻일까요?

자, 이게 무슨 얘기냐.

세종시의 한 학부모가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거기에 이렇게 쓴 겁니다.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진 아이'.

지난달 서울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 무수한 교권 침해 사례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번 사례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바로 문제의 편지부터 보겠습니다. 

담임선생님께로 시작하는 편지.

9개 항목이 있습니다. 

1번. "하지 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하지 않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고 무슨 어투죠?

아이를 제지하지 말라는 것 이해할 수 없고요.

백번 양보해서 '하지 말아주세요'도 아니고, '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조교가 훈련병들에게 하는 말투 아닌가요?

편지내내 이런 말투가 나옵니다. 

2번도 보세요. "싫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지 않게 합니다"

3번으로 넘어갑니다.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주세요" 담임 교사가 한 아이만을 지키는 경호원인가요?

4번입니다.

"지시, 명령투보다는 권유, 부탁의 어조로 사용해 주세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습니다"

여러분 어떠십니까? 교사는 이 편지를 읽어 내려가면서 도대체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조금만 더 볼게요. 

"칭찬은 과장해서 사과는 자주, 진지하게 합니다"

담임 교사더러 아이에게 계속 사과를 하라는 얘긴가요?

"고개 숙여 인사를 강요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신 멋있게 손 흔들기 등 다른 방법으로 인사합니다"

자, 이런 편지를 보낸 학부모,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교사들을 지키고 보호해 줘야 하는 교육부 공무원이었습니다. 5급 사무관 A씨…

이 편지를 어떻게 보냈냐면요, 공직자들이 사용하는 공직자통합메일로 보냈습니다. 

교육부 로고 딱 찍어서.

[박효천/전국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 : 공직자통합메일로 받아 보았을 교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육부 직원이자 학부모였던 A씨는 나의 자녀가 '왕의 DNA를 가진 왕자이기에 듣기 좋게 돌려 말하라'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교사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 국민들이 공분하는 말입니다.]

자, 이 교육부 사무관 학부모 A씨,

초등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학기 중에 새로 바뀐 담임 교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겁니다.  

그러면 원래 담임 교사는 왜 바뀌었는가… 

A씨가 작년 10월에 아동학대로 신고해서 직위해제된 상태였습니다. 

직위해제 됐던 교사는 올해 2월에 교원소청 심사를 통해서 복직을 했고요.

5월에는 아동학대 혐의도 벗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지금까지도 전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일단 A씨를 직위해제 했습니다. 

조사반을 편성해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했는데요. 

자, A씨가 보낸 편지의 태도, 또 아동학대 신고 사례를 본다면 과거에도 피해 교사가 여럿 더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사안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이슈언박싱, 여기까지 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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