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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고요한, 경기전 락커룸서 말춤 춘 사연

입력 2012-11-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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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고요한, 경기전 락커룸서 말춤 춘 사연


FC서울의 우승 현장에도 세계적 트렌드 가수 싸이의 '말춤'은 있었다.

우승 세리머니는 아니었다. 울산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뒤 단체로 말춤을 추며 시상대로 향했지만, 서울은 경기 전 락커룸이 배경이었다.

19일 제주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믹스트 존. 경기가 끝난 뒤 한 참만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에게 취재진이 "락커룸에서 뭘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고요한은 "공식 인터뷰 끝나는 거 기다리느라 늦었다. 락커룸에선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놀았다"고 멋쩍어 했다. 이어진 질문. "말춤도 췄겠네요." 고요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춤은 경기 전에 췄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경기 전에도 락커룸에 음악을 항상 틀어 놓는데, 강남 스타일이 나오자 감독님이 나와 통역관을 가리키며 '너 너 말춤 춰봐'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최 감독이 고요한을 지정한 건 주전 선수 중 막내 급이기 때문이다. 우승이 걸린 경기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선수들을 위해 막내를 통해 분위기를 띄운 것이다. 고요한의 활달한 성격도 한 몫 했다. 고요한은 "잘 해보려 했는데 리듬이 맞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팀의 막내, 분위기 메이커가 그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올 시즌 서울의 우승에 고요한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풀백 고요한은 빠른 스피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좋은 역할을 했다. 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3년 만에 A대표팀에도 차출됐다. 조광래 감독 시절 중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에 입단한 고요한은 프로 9년차에 비로소 K-리그의 대표 선수로 떠올랐다.

때로는 넘치는 투지가 논란을 낳기도 했다 . 선두 경쟁이 한 참이던 지난 7월 전북 현대전, 이흥실 감독 대행이 보는 앞에서 여유롭게 축구화 끈을 묶었던 일은 두 팀 간 갈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투지와 승부욕이 '만년 유망주'의 딱지를 떼게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제자 고요한을 아꼈다. 자신이 감독 대행을 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고요한을 기용하며 주전으로 키웠다. 지난 9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고요한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자 "우즈벡전 한 경기를 가지고 요한이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7년간 음지에서 남몰래 노력했던 선수"라고 격려했다.

고요한은 "주전으로 뛴 해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올해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 좋은 경쟁자들이 많으니 내년 시즌엔 더 많이 준비하겠다"고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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