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리뷰] '유퀴즈' 이성민, 진양철과 닮은 '버티고' 배우의 삶

입력 2023-01-26 08:4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성민'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성민
배우 이성민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30여년 배우 생활에 대해 회고했다. 쉽지 않았지만 20대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돌아가 배우 생활을 할 것이라는 우직한 그였다.


지난 2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 역으로 활약한 이성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인생은 드라마 속 진양철 회장과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었다.

이성민은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로서 드라마 팬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지만 시간을 내서 이렇게 출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할 때 본래의 나이보다 20살 이상 뛰어넘는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는 이성민은 "시청자들이 작품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아 다행스럽다. 영화 '리멤버'에서 80대 노역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도움이 돼 진양철 회장 역을 연기하는 게 많이 어렵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작품 자체가 재밌기도 했지만 후배인 송중기가 이 작품에 출연한다고 해서 꼭 출연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이성민.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황정민 씨 연극 보러 갔을 때 만난 적이 있었다. 그간 얘기를 많이 들어서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었다. 함께 작품 하며 많이 배웠다. 톱스타이지 않나. 그럼에도 굉장히 소탈하더라. 주변 스태프들에게, 팬들에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소탈함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현재는 작품의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과거엔 녹록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는 그는 재수 생활을 할 때 극단에 들어갔다. 하지만 너무 배고파서 베개를 붙잡고 울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수입이 없었다. 방충망도 없는 집에서 모기를 잡다 배고파서, 이 상황이 서러워서 울었다는 20대 청년 이성민이었다. 극단 생활하며 먹는 라면이 전부. 어떤 날은 떡볶이 1000원어치를 사서 남은 국물까지 다 마시다 밤새 속이 쓰린 적이 있었고 커피 프림과 마가린, 뜨거운 물에 뻑뻑하게 섞어 마신 날도 있었다. 그 정도로 어렵고 배고팠다. 그토록 어렵던 시절이 있었기에 어려움에 처해 있는 후배들의 상황을 보면 외면할 수 없었다. 덕분에 이성민과 관련한 후배들의 미담들이 연이어졌다.

생활고로 연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막노동 두 달 후 이제 와서 다시 뭘 하겠느냐는 부모님의 성화에 극단으로 돌아왔다. 극단에서 활동하다 무용을 전공한 아내를 안무자로 만나 인연을 맺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됐다. 아내의 적극성 덕분에 가능했다. 사귄 지 1년 후 결혼하자고 한 것도 아내였다. 결혼 초기 생활고 때문에 도시가스비 낼 돈도 없어서 장인어른 카드로 냈다는 그는 "그래서 후배들에겐 형편이 좋을 때 결혼을 하라고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 10년 후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아내는 남편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 버티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벌이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냐는 물음에도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라고 답하는 아내라 그저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성민은 신혼여행에서 덜컥 생겨버린 딸에 두려움과 막막함이 앞섰지만 아이는 부부에게 축복을 줬다고 고백했다. 어려운 시절을 딛고 단란한 가정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장이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