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으로 원정까지 와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벌여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러시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보름 안에 범행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가려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최지우 기자입니다.
[기자]
사복 경찰들이 지하철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가죽 자켓을 입은 외국인 남성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경찰 : 내립시다. 내려. 내려!]
함께 있던 남성 1명과 여성 1명도 붙잡았습니다.
러시아 국적의 3인조 소매치기 일당입니다.
[경찰/ : 소매치기 사건으로 긴급 체포하겠습니다. 통역을 불러드릴게요. 통역을…]
이들은 9호선 급행열차 같이 붐비는 곳을 골랐습니다.
역할도 치밀하게 나눴습니다.
남성이 말을 걸자, 모자를 쓴 여성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후 여성은 겉옷을 입었다 벗기를 반복합니다.
피해자의 시선을 돌리는 이른바 '바람잡이'입니다.
뒤에 서 있던 남성은 지갑을 훔쳐 옷가지 아래로 숨깁니다.
또 다른 남성은 이 장면을 옆사람이 보지 못하게 가립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쇼핑과 여행을 하러 한국에 온 것"이라며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 오기 2주전 역할 분담과 관련한 사진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할머니한테 훔친 게 10만원이 아니라 만원 짜리 상품권이다" "사람이 없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숙소에 있던 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압수하고, 이들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화면제공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영상디자인 조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