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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골프장 캐디 죽음…2년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인정|도시락 있슈

입력 2023-02-20 08:41 수정 2023-02-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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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0일)은 도시락 이슈 이도성 기자 대신 이주찬 기자, 그리고 월드클라스 이용주 캐스터 나왔습니다. 첫 번째 도시락 들어볼까요?

[기자]

< '네 성적을 알고 있다' >입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전국 연합 학력평가 성적 파일이 온라인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앵커]

정보 유출 관련 소식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요. 학력평가를 본 학생들 정보 유출이 됐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 거 같은데요. 얼마나 유출이 됐나요?

[기자]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는 황당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데요. 영상부터 보시죠.

토요일 밤 SNS 대화방에 올라온 파일입니다, '2학년 개인 성적표'라는 제목으로 돼 있죠.

지난해 11월 전국 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이름과 소속 학교, 과목별 성적 등이 나와 있었습니다.

주민번호나 휴대전화번호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만, 정보 유출 피해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경남과 충남을 제외한 15개 교육청에 속한 학생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30만 명이요? 최초 유출된 경위는 어떻게 파악되고 있나요?

[기자]

파일의 최초 유포자는 성적 자료가 업로드된 경기도교육청 서버를 해킹했다고 주장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교육청이 관리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조회 사이트의 보안이 뚫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서버에 있는 원본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미 유출된 파일 자료들은 계속 돌아다니고 있어서 2차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자료가 있으면 지역이나 학교를 성적별로 줄 세우기가 가능해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불안감을 주거나 '쏠림 현상'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신속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도시락 열어 주세요.

[기자]

서울초교도 '폐교' >입니다.

'시골 분교가 드디어 문을 닫았다', '시골에 있는 폐교가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런 소식들은 많이 접했을 텐데요.

서울 한복판에 있는 학교들도 이제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아이들이 없어서 그런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반전이 있었으면 했으나, 김 앵커가 지적한 대로 서울도 인구 절벽을 실감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인데요. 현장을 취재한 모습 같이 보실까요?

저희 기자가 폐교를 앞둔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앞에 갔더니, 이 학교 졸업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진솔/서울 화양초 졸업생 : 저희가 졸업했던 학교인데 없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러 오게 됐습니다]

[이미남/서울 화양초 졸업생 : 조금 울컥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 측은 다음 달 폐교를 앞두고 이미 각종 시설물을 폐기했고요.

재학 중인 62명은 다음 학기부터 근처 초등학교 두 곳으로 나뉘어 전학을 가야 합니다.

학교 앞 문구점은 고객인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원룸 전용 부동산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습니다.

[이용주/서울 화양동 : 주변에 애들이 많이 줄었죠. (개교) 초창기에는 학생이 너무 많아서 오전반, 오후반 이렇게 있었어요.]

[캐스터]

예전에는 문방구라고 했는데요. 정말 발 디딜 틈 없이 학생들로 가득 찬 시절도 있었는데, 그런데 정말 저 모습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요?

[기자]

문을 닫는 학교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내년에는 도봉고등학교가 서울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는 처음으로 문을 닫습니다.

올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521만 명으로 1990년도에 1천만 명 아래로 내려갔고, 33년 만에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3년 뒤엔 400만 명대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영유아들이 이용하는 어린이집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전국 어린이집 수는 최근 4년 동안 8200개 넘게 줄었습니다.

[앵커]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교사라는 이 직업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교육대학교 경쟁률부터 낮아지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대입 정시 모집에서 전국 교대와 초등교육과 13곳 중 10곳이 경쟁률이 3대 1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모두 세 번 원서를 내는 정시모집의 중복 합격자 수를 고려하면 사실상 미달인 것인데요.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더라도 학교에 발령받기까지 평균 1년 4개월 가까이 걸렸습니다.

[앵커]

인구 절벽에 이어 교육 문제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는데요. 정말 적절한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다음 도시락 열어주세요.

[기자]

2년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입니다.

한 골프장에서 근무하던 캐디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2년 만에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은 소식입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이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다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관리자 B씨와 건국대 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 측이 유족에게 1억 7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앵커]

2년 만에 인정받은 것이라면, 처음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것인가요?

[기자]

숨진 A씨는 2019년 건국대가 운영하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골프장에서 캐디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캡틴'으로 불리는 상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다른 캐디들도 들을 수 있는 무전으로 지시를 내리면서 A씨에게 "뚱뚱해서 못 뛰는 거 아니잖아. 뛰어"라거나 "오늘도 진행이 안 되잖아, 또 너냐"라는 등 외모를 비하하거나 공개적으로 질책을 했다고 합니다.

A씨는 캐디 인터넷 카페에 부당함을 항의하는 글을 올렸으나 곧바로 삭제되고 강제로 탈퇴됐다고 하는데, 근무표를 해당 카페에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는 해고나 다름없다고 판단한 A씨는 이 일이 있은지 보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족들은 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지만, 노동부는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규정의 직접적인 적용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앵커]

이번 판결로 캐디를 비롯한 특수고용 노동자 등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법 적용이 가능해질지 주목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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