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텔레그램 후폭풍…윤 대통령 '침묵' 윤핵관·이준석 '설전'

입력 2022-07-28 18:08 수정 2022-07-28 19:3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그 후폭풍이 정말 거셉니다. 대통령실은 "갈등이 계속되는 걸 누구보다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오늘(28일)도 이른바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의 공개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윤의 침묵 >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의도치 않게 노출된 '윤심'에 국민의힘이 깊은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대형사고를 친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은 90도로 고개를 숙였고, 대통령실은 "사적 대화 노출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진화에 나섰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서 유출·공개되어서 당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최영범/대통령실 홍보수석 (어제) :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 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거기에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저는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윤심'의 진실을 확인해줄 수 있는 건 결국 윤석열 대통령 본인인데요. 공교롭게도 어제 오늘 출근길 '도어스테핑'은 생략됐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대신, 지방에서 열린 외부일정에 곧장 참석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정조대왕함 진수식 : 오늘은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한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진수하는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네. 울산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했죠.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현존 최고 수준의 이지스함, 분명 엄청난 뉴스임에도 카메라의 시선은 윤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의 '표정'에 쏠렸습니다. 마스크에 가려 읽긴 힘들지만, 아마 머릿속에선 만감이 교차하지 않았을까요.

앞서 대통령실은 "이준석 대표가 특별히 오해하지 않을 거다" 희망섞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러자 이 대표 "오해의 소지 없이 명확히 이해했다"고 응수했죠. '내부총질하는 당대표'란 표현에 어떤 오해가 있을 수 있겠냐는 항의의 뜻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가뜩이나 윤 대통령이 쓴 이모티콘, 아무 때나 등장하는 건 아니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장예찬/전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장예찬 이사장님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저거는 윤석열 대통령님이 아주 기분 좋을 때 쓰는 거다'라는 내용을…} 이 상황과 전혀 무관한 1년 전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대한) 에피소드 이야기 해달라는 질문에 저 이모티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게 베리베리 좋아요. 뭐 이런 뜻인 거죠.} 이런 이모티콘이 오면은 '아 제 보고가 잘 읽혔구나'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인지를 했었습니다.]

이 대표 입장에선 여러모로 '심증'이 '확증'이 된 상황입니다. 당장 친이준석계에선 '대선 때 써먹을 땐 언제고, 이제와 토사구팽이냐'라는 시위가 일었죠. 다만, 이 대표와 '친한 사이'를 자처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도 사람이다"라며 윤 대통령을 감쌌는데요. "당 대표가 화합적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지 않고 불화만 야기시키는 걸 보고 어찌 속내를 감출 수 있었겠냐"는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지난 20일) :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 정부죠. 그러면 우리가 전부 도와줘야죠. {이준석 대표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준석 대표는 그리 놔두세요. {대구에서 한 번 식사하실 계획은?} 아니, 연락 오면. 나는 이준석이 하고 친하잖아요.]

온라인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겨냥했던 '어록'들이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쓱 훑어봐도 "정치 초보, 미숙, 아마추어, 저거" 등등 만만찮은 표현들이죠.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 "솔직히 할 말 한 거다, 대통령도 감정이 있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지난해 3월 6일) : 안철수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지구를 떠야지.]

[석동현/변호사 (음성대역) : 대통령이 속마음을 들킨 꼴이 되었지만, 사실 하나도 틀린 말은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 입장에서 얼마나 속앓이를 해왔는지가 느껴진다. 지난 1년 이 대표로 인한 당내 분란으로 속썩인 일이 좀 많았나.]

뒤에 물러서만 있을 이 대표가 아닙니다. 오늘도 친윤계 핵심 의원들과의 설전을 이어갔는데요. 이철규 의원, 이 대표의 '양두구육' 발언을 겨냥해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혹세무민'하며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할 일"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네~?' 라는 거죠. 그러자 이 대표는 JTBC와의 문자에서 오늘 국민들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왔던 사람의 이름 하나를 더 잘 알게 될 것 같다, 이철규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 상대하지 않고 당원들을 만나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요.

어제 울릉도에서 나온 이 대표, 당분간 당원과의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보수의 심장 TK를 찾을 계획이죠. 요새 국민의힘 상황, 기승전결의 '전'만 수차례, 그것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듯 합니다. 이 이야기에도 '아름다운 결말'이 찾아올 수 있을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Q' / 지난 6일) : 제일 신난 분들이 누구인 것 같으세요?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인 것 같아요. 배 떨어지니까 완전히 까마귀들이 합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지금.]

< "강기훈과 함께" > 윤 대통령과 권성동 대행이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맨 마지막 권 대행이 보내려고 했던 문자를 보면 "강기훈과 함(께)"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대통령님 말씀 받들어"라는 말 뒤에 집권 여당의 원톱이 "함께"하겠다고 말한 이 사람, 과연 어떤 인물일까요.

[최영범/대통령실 홍보수석 (어제) : 그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누구를 지칭한 건지도 지금 분명치 않고. 다만 저도 아침에 기자 여러분들의 전화를 몇 통 받았었는데 대통령 비서실에 같은 이름을 가진 강기훈이란 사람이 있느냐, 있습니다. 근무하고 있고요.]

현재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에는 강기훈이란 이름의 행정관이 일하고 있습니다. 최영범 수석은 "권성동 대표가 말한 그 분이 바로 그 분이냐"고 반문하면서 "문자메시지 속 '강기훈'이 누구를 지칭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강 행정관은 경선 캠프부터 일하며 권성동 대행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병월급 200만원 같은 공약, 또 윤 대통령을 게임 관련 행사에 참석시키는 등 윤 대통령의 청년 정책 수립에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그 강기훈'이 '그 강 행정관'일 것이란 강한 추론이 가능한데요. 강 씨는 과거 강경 우파로 분류되는 자유의새벽당의 창당 발기인이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현재 대통령실에서도 어느 정도는 인정한 것 같습니다.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고… {자유의새벽당을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굉장히 보수색이 강한 이런 당이 맞습니까?} 저는 좀 비합리적인, 그러니까 비상식적인 영역에 있는 주장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봅니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천하람 혁신위원은 "강기훈 씨는 단순 극우가 아닌 비상식의 영역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거나, 4·15 총선 부정선거 논란을 야기시켰다는 건데요.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굉장히 좀 황당한 내용들이거든요.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아니, 이런 인물이 대통령실에서 또 여당의 원내대표와 대통령과 소통하면서 영향을 미쳐도 되는 건가'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걱정을 하실 것 같아요.]

이번 텔레그램 사태, 민주당으로선 세상 재미있는 싸움 구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슬쩍 슬쩍 기름도 붓고 있죠. "강기훈을 누가 추천했는지, 윤 대통령 자유의새벽당과 같은 이념을 추구하는지 밝히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한민국 대통령실이 극우 유튜버들의 '일자리 요람'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단적 인물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행정관 한 명의 생각에 대통령실 업무가 좌우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걸 집권 경험이 있는 민주당도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강 씨의 철학이 대통령의 철학이냐는 질문에 선을 그은 거죠. 강 씨의 대통령실 입직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보안과 대통령실 업무 특수성에 따라 행정관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이준석 무고죄 고발" >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으로 있던 강신업 변호사가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친 발언으로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서자, 김 여사가 '최근 교류는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는 해프닝도 벌어졌었죠.

[강신업/변호사 : 물러나는 이유는 제가 개가 짖어도 새벽은 오고, 또 김건희 여사를 지켜야 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하지만, 오히려 물러남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강 변호사는 이준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 참고인인 김성진 씨의 법률대리를 맡았는데요. 이 대표를 무고죄로 새로 고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 대표에게 오히려 무고죄 혐의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 돌아온 막말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어제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처음 직접 언급했는데요. 수위가 상당히 거칩니다.

[조선중앙TV : 엄숙한 선언으로 심장의 피를 끓게 하는 김정은 동지의 연설은 전체 참가자들을 세차게 격동시켰습니다.]

김 위원장,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있다"면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되고 윤석열 정권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전쟁 억제력, 미국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도 내놨죠. 관련해 우리 대통령실은 "따로 언급할 입장은 없고, 북한 상황을 하지만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금리 역전 >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현재, 그중 최악은 미국입니다. 결국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달 연속 단행했는데요. 이로써 2년 반 만에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제롬 파월/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현지시간 지난 27일) : 다음 (FOMC) 회의에서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갈 텐데, 이런 정책 조정이 앞으로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는데요.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인 만큼 그 여파도 크지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에 선을 그으면서 "충분한 수준의 외환 보유액과 다층적 공급망 체계 등 안전판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