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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이태원역 에워싼 국화꽃

입력 2022-11-01 20:18 수정 2022-11-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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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앞입니다. 밤이 되면서 날이 더 싸늘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어제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이태원 추모 공간에 이런 글을 적었습니다. "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닐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애도이고 위로이고 배려이고 존중이란 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모공간이 된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연결해보겠습니다.

하혜빈 기자, 출구 울타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국화꽃이 쌓여 있네요?

[기자]

어제만 해도 인도에 국화꽃이 놓였는데 오늘은 이렇게 지하철역 출구 울타리를 모두 에워싸고 있습니다.

추모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늘부터는 차도 일부를 통제해, 장소도 넓어졌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추모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담담한 표정으로 묵념을 하고 또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면서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앵커]

추모객들이 남긴 편지와 메모도 보이는데, 어떤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손글씨를 써서 울타리에 붙여 놓은 건데요.

짤막하게 소개해 드리면 "당신들의 잘못이 아닙니다"부터, "우리는 언젠가 친구, 오빠, 형, 동생으로 만날 수도 있었겠다", 또 "늘 책임감을 갖고 살겠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친구를 잃었다는 학생들도 이곳을 찾아 "다시 해맑게 웃으며 다가와 줬으면 좋겠다.

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좋겠다"며 빼곡히 쓴 손편지를 남겼습니다.

또 아래를 보시면 국화꽃 사이로 술이 놓여져 있고 우유와 빵, 초콜릿 같은 간식, 그리고 향초도 보입니다.

모두 저마다의 마음을 담아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는 겁니다.

추모객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희/추모객 : 편의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랑 친구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들 사 와서 두고 갔어요. (희생자들이) 걱정 없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편히 갔으면 좋겠어요.]

[앵커]

여러 대학 캠퍼스에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면서요?

[기자]

이번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는 대학생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여러 대학에 마련되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선배나 후배, 친구였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임지헌/서강대 대학원생 : 학생분들 중에 사망자가 있다고 해서, 지나가다가 마주쳤을 사람이고 같은 수업을 들었을 사람일 텐데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요.]

[앵커]

서울 뿐만이 아닙니다. 추모 행렬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지요?

[기자]

부산과 광주, 강원도 등 전국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조기를 게양하고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에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도 찾아 헌화를 하고 묵념을 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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