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학회 등 홈페이지 해킹…중국조직 소행인 듯
조직 로고와 함께 중국어로 '새벽의 기병대' 적어
[앵커]
설 연휴 동안 우리 학술기관 열두 곳의 홈페이지가 중국으로부터 해킹을 당해 먹통이 됐습니다. 중국 해킹조직으로 추정되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 기관과 언론사 등 2천 곳을 더 해킹하겠다고 하자 우리 정부는 비상 대응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김민 기자입니다.
[기자]
국어학자들의 연구 모임인 우리말학회의 홈페이지가 해킹당한 건 어제(24일) 오후입니다.
페이지 첫 화면에 '새벽의 기병대'라는 뜻의 중국어 '샤오치잉'과 로고가 눈에 띕니다.
해킹조직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적은 겁니다.
그 아래엔 '한국 인터넷 침입을 선포하다'라고 써 있습니다.
대부분 규모가 작고 보안이 약한 학술기관이 피해를 당했는데 우리말학회와 고고학회, 대학교 연구소 등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 : 12개 기관이 웹 변조(해킹)를 당해서 연락해서 대응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해커 조직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웹페이지 첫 화면을 마음대로 바꾸는 '디페이스' 공격을 했는데, 일부 정보도 빼냈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공공기관과 언론사 등 2천 곳을 더 해킹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어젯밤 텔레그램을 통해 낸 성명서에선 "한국 스트리밍 스타가 우리를 화나게 했다"고 해킹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단기 비자 갈등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와는 관련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사드 미사일 때는 보복성 행위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왜 갑자기 중국의 해커집단이 (공격을) 했는지 배경이 뭔지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까지 첫화면을 바꾼 것 말고 다른 피해는 없다면서,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홍빛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