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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차도 거리도 새똥 범벅"…도심 하늘 뒤덮은 '떼까마귀'

입력 2024-01-1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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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평택이나 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은 떼까마귀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도심 한복판을 점령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배설물을 남기고 한꺼번에 울어대는 통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평택의 한 들판입니다.

떼까마귀들로 뒤덮였습니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경계심이 강해서 넓은 들판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낮에는 이렇게 논과 밭에서 먹이를 먹다가 밤에는 숲에 가서 잠을 자는데요.

문제는 최근에 도심에 출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겁니다.

어두워지자 떼까마귀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날아갑니다.

그리고 도심 아파트 옥상도, 전깃줄도 점령했습니다.

보는 것만도 불편합니다.

[인근 주민 : 이걸 보면 여기 오는 사람이 너무 속상하잖아요. 너무너무 많이 속상한데.]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윤순/경기 평택시 세교동 : 막 새똥 떨어지지. 머리에도 어떨 때는 떨어지지. {머리에도 맞아 보셨어요?} 네, 맞아 봤어요. 매일 다니니까요.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

실제로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횡단보도 근처의 구조물도 새똥으로 뒤범벅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 인도도요. 떼까마귀들의 똥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근처 도로에 세워진 차 역시 새똥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떼까마귀는 주로 겨울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반도에서 겨울을 납니다.

주로 논밭이 많은 경기나 울산 등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문제는 밤이 되면 숲에서 지내는데, 개발로 훼손되면서 잘 곳을 찾아 도심으로 몰려드는 겁니다.

[최유성/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연구사 : 숲 거의 높은 곳에서 앉아서 자거든요. 전깃줄 높이가 약 한 그 정도 높이가 되고. (철새인데) '지금 없네' 하고 (숲을) 밀어버리면 다시 서식지를 잃어버리는 거니까 또다시 도심으로 들어오겠죠.]

한동안 몸살을 앓던 수원과 오산에선 레이저를 쏘며 떼까마귀를 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나마 조용했던 평택 등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일어났습니다.

[경기 평택시 관계자 : 저도 지금 이렇게 심각한 거는 올해인 것 같아요. 도심에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전선줄에 앉아있는 애들 잘못 저기 하면 전선도 잘못되면 큰일 나고. 쫓기 위해서 공포탄을 쏜다 그러면 주민들이 더 많이 놀라시고.]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박환우/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 도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변에 있던 작은 숲들도 지금 많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시 숲을 보존하는 역할 그런 노력이 같이 이루어져야…]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떼까마귀가 도심으로 몰려드는 건 매년 당연한 현상이 됐습니다.

철새와 사람들의 불편한 동거를 막을 해결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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