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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대신 '읍참마속'? 상임고문 해촉당한 홍준표 "어이없네"

입력 2023-04-13 18:32 수정 2023-04-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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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전광훈 씨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진들에게서 '읍참마속' 하라는 충고를 어제(12일) 받았었죠. 김기현 대표가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오늘 직권으로 홍준표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을 한 거죠. 홍 시장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놨는데요. "문제 당사자를 징계하는 대신, 나를 징계 하느냐"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에 위촉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당내 논란도 가열되고 있는데, 이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 목사 손아귀에 우리 당이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되선 안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어제 면전에서 당 중진들에게 쓴소리를 들은 김기현 대표! 그동안 전광훈 씨는 "우리 당이 아니다" 선만 열심히 그어왔죠. 뭔가 느낀 게 있는 걸까요? 오늘은 작심한 듯 공개회의 석상에서 전 씨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0일) : (국민의힘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거예요, 미국처럼.]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우리 당 정신이 어떤 특정 목회자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궤변입니다. 앞으로 더 이상 이런 터무니없는 언행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전 씨는 김 대표가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빚을 졌다는 뉘앙스도 풍겼었죠. 이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2일) : 김기현 장로님이요. 이번(전당대회)에도 우리가 김기현 장로님을 사실 밀었잖아.]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법한 일입니까.]

당 중진들은 김 대표에게 '읍참마속'도 주문을 했었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어제) : 만일 읍참마속을 해야 될 일이 발생했다, 이건 주저하면 안 된다. 단칼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어요.]

김 대표! 칼날도 빼들었습니다. 단칼에 홍준표 대구시장의 '상임고문'직을 날려버린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전광훈 씨의) 이런 막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은 우리 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동안 수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시키는 듯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홍 시장! 앞서 전광훈 씨 논란의 발단이 됐던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 문제 등을 놓고, 김 대표와 설전을 벌였었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3일) :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 일에 대해 전념하시면 좋겠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내가 그냥 단순한 지자체장이 아니고 작년에 당 상임고문으로 당에서 임명을 했어요. 그 말은 중앙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달라는 말입니다. 김기현 대표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런 말을 한 거죠.]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으니, 중앙정치에 관여하지 마라! 김 대표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홍 시장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는데요. 당초 '읍참마속'의 칼날!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향할 거란 해석이 많았죠. 홍 시장은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하고 나를 징계하느냐"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 하라"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내가 잘못돼 가는 당을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며 앞으로도 할 말은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습니다.

홍 시장은 당을 위해 '충언'을 했다고 생각하는 듯싶은데요. 아마도 김 대표는 이렇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당내에 아주 이간질을 해서 자기 존재를 부각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그게 일부 언론에서는 계속 그 사람들의 말만 부각시켜가지고 마치 당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문제를 만드니까 총선 앞두고 참 문제가 많죠. {이준석 전 대표 말씀하시나 봐요?} 난 누구라고 특정해서 말하지는 않았어요.]

홍 시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바라보는 그 시선! 지금 김 대표가 홍 시장을 바라보는 '싸늘한 눈빛'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 대표의 이번 해촉 결정! 과연 김 대표 혼자만의 결단이었을까요?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용산 대통령실을 보지 않고 당을 당차게 운영해 나갈 그런 지도부가 배짱이 있느냐, 이 말이야. 그게 없으니까 국민들이 참 안타깝게 보죠.]

홍 시장도 내심 짐작은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치권에선 홍 시장이 좀 더 '홍카콜라'다운 결기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홍준표 의원(시장)이 원래 갖고 있던 것은 사실 결기와 독설 이런 건데 그게 정작 지금 뻗어져나가져야 되는 대통령이나 한동훈 장관에 대해서는 말을 못 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만 자꾸 건드리는 게 아닌가 해서 더 배짱 있게 한번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인 당 지도부만 건드릴 게 아니라, 그 윗선을 정조준하라는 겁니다. 글쎄요. 홍 시장! 현재까진 나름의 선을 지키고 있죠? 말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한동훈 장관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으시는 것 같고…} 말을 그래 하면 안 되죠! {방자합니까?} 이 전화 끊읍시다! 이상하게 말을 돌려가지고 아침부터 그렇게 하네. {아이고, 죄송합니다. 아니, 그러면, 홍 시장님.} 전화 끊습니다! {아니 홍시장님! 전화 이렇게 끊으시면 안 되죠. 청취자들이 듣고 계시는데… 어머, 끊으셨어요, 지금?}]

[홍준표/대구시장 (지난 6일) : 오늘 대통령님께서 이 주제에 한정하라고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 안 하겠습니다.]

선을 넘는다면 이준석 전 대표와 구분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 이번 전광훈 씨 논란의 원인으로 '그'를 지목하기도 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어제 / 페이스북 음성대역) : 특정 종교인을 끊어내는 것은 이 상황에서 몸풀기 운동만큼도 안되는 행동이고, 결국 '그'의 불합리한 영향력 행사를 어떻게 차단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대표가 지목한 '그'가 누구냐는 정치적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홍 시장을 '읍참마속'한 김기현 지도부! 그럼 김재원 최고위원은요?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는데요. 용산에서도 김 최고위원의 징계를 요구했다고 하죠. 일단 국민의힘은 새 윤리위원장을 임명하며 징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다만, 실제로 징계가 이뤄지는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복잡한 연립방정식이 얽혀 있다는 겁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김재원 최고위원을 하게 되면 이게 1차 방정식이 아니잖아요. 연립 1차 방정식이거든요. 태영호 의원이라든지 조수진 의원이라든지 어떻게 할 것이냐, 징계 형평성을 따져볼 것이고… {그러면 지도부 붕괴되겠네요, 과반 이상이면.} 결과적으로 집권여당에 또다시 상상하기도 싫습니다만 비대위로 갈 가능성은 계속 이야기가 나올 거기 때문에 저는 징계가 어렵지 않나…]

당 지도부도 징계 여부에 대해 말꼬리를 흐렸습니다. 윤리위는 독립기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결국 여론이 가장 중요한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당대표께서도 강하게 질책을 했고, 그래서 김재원 최고도 소위 자진해서 위리안치를 했는데도 뭐 한 달간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으니까요. 결국은 당대표가 임명하신 윤리위원장께서 그 부분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결정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김 대표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은데요. 최고위원들의 잇딴 설화로 당대표에 취임하며 내세웠던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죠? '오직 민생'이란 최고위 회의장 문구만 덩그란히 눈에 띕니다. 김 대표가 야심차게 발족시켰던 1호 특위! 다름 아닌 '민생 119 특위'였는데요.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3일) : 저희가 민생 119의 첫 번째 과제는 마실 물을 애타게 찾는 섬 지역에 생수 보내기 운동 대국민 캠페인입니다.]

1호 과제인 생수보내기 운동! 어찌된 일인지 감감무소식입니다. 오히려 먼저 팔을 걷어붙인 건 민주당이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7일) : 봄 가뭄,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우리 광주·전남지역에 제한급수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해서 많이는 아니지만 우리 당에서, 중앙당과 각 17개 시·도 당이 조금씩 성금을 모았습니다. 마음으로 위로되길 바랍니다.]

이른바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사태 이후, 활동이 뜸한데요.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 5일) : 가령 우리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지금 가슴 아픈 현실 아닙니까?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를 한 거예요.]

그렇다고 조수진 최고위원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오늘 최고위에선 이미 대법원에서 정리가 된 '검수완박' 타령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최고위원 : 검수완박법이 원인입니다. 지금 법체계로는 마약의 폐해를 근절할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김 대표가 마뜩지 않게 생각하는 또다른 원외 중진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11일) : 이 지도부, 이 지지도로 어떻게 총선을 치르겠습니까? 저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이렇게 가면 총선 참패입니다.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식물정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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