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제 양상추가 총리" 트러스, 어쩌다 양상추보다 먼저 상했나

입력 2022-10-21 11:41 수정 2022-10-21 16:4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트러스 총리가 등장한 뉴스 장면에 양상추를 합성한 사진.〈사진-트위터〉트러스 총리가 등장한 뉴스 장면에 양상추를 합성한 사진.〈사진-트위터〉
"양상추가 이겼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사퇴하자 현지 누리꾼 사이에서 나온 반응입니다.

'영국 역사상 최단명'이라는 트러스 총리의 짧은 임기를 양상추 유통기한에 빗대 풍자한 겁니다.

트러스는 어쩌다 '양상추보다 먼저 상한 총리'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을까요.

20일(현지시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트러스 총리의 사퇴 소식을 전하며 "시들어가는 양상추보다 오래 버티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러스 총리와 양상추의 이색 대결은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데일리스타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지난 14일 데일리스타는 '트러스 총리가 양상추보다 오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를 올렸습니다.

지난 9월 취임해 무리한 감세 정책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트러스 총리와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데일리스타가 트러스 총리 임기와 양상추 유통기한을 비교하며 생중계한 영상. 사퇴 전 장면. 〈사진-데일리스타〉데일리스타가 트러스 총리 임기와 양상추 유통기한을 비교하며 생중계한 영상. 사퇴 전 장면. 〈사진-데일리스타〉
영상에는 트러스 총리의 사진이 담긴 액자와 그의 헤어스타일과 비슷한 가발을 씌운 양상추가 나란히 탁자 위에 놓여 있습니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과 양상추의 유통기한을 비교하는 영상으로 엿새간 온라인 생중계를 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영국이 배출한 세 번째 여성 총리였던 트러스는 지난달 말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며 450억 파운드(약 72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재정 마련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했고, 국채 금리는 급등했습니다.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부자 감세 등 일부 정책은 철회하기로 했지만, 트러스 총리를 향한 비난이 커지면서 지지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선출될 때 제시한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데일리스타가 트러스 총리 임기와 양상추 유통기한을 비교하며 생중계한 영상 장면. 사퇴 후 트러스의 액자는 엎어지고, 양상추는 플라스틱 왕관을 쓴 모습. 〈사진-데일리스타〉데일리스타가 트러스 총리 임기와 양상추 유통기한을 비교하며 생중계한 영상 장면. 사퇴 후 트러스의 액자는 엎어지고, 양상추는 플라스틱 왕관을 쓴 모습. 〈사진-데일리스타〉
실제로 트러스 총리가 사퇴하자 이른바 '양상추 영상'의 조회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데일리스타는 탁자 위에 있던 트러스 총리의 액자를 엎고, 이제 막 시들기 시작한 양상추에 플라스틱 왕관을 씌웠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양상추가 이겼다" "이제 양상추가 총리"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러스 총리의 얼굴에 양상추를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데일리스타는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가 트러스 재임 기간에 대해 "거의 양상추 유통기한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이같은 콘텐츠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신들도 양상추를 인용해 트러스 총리의 사임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디언은 "60펜스짜리 양상추가 트러스의 굴욕적인 사임으로 이색 경쟁의 승자가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France's News 24는 "트러스의 정치력과 시든 양상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둘 다 유통기한이 있다"고 말했고, 독일 매체 빌트는 "이제 트러스는 자신의 정치 경력을 위해 양상추와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러스를 양상추에 비교하는 것은 전형적인 영국식 농담"이라고 전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