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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좋아, 축제는 어떨까" 들떴던 러 유학생의 그날

입력 2022-11-01 17:58 수정 2022-11-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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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외국인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외국인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많이 좋아했는데…"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은 20대 러시아 유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러시아 일간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운데 러시아 유학생인 26살 크리스티나 가르데르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나는 2013년 처음 한국 문화를 접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크리스티나는 2주 동안 서울을 여행한 뒤 더욱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유학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유족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크리스티나는) 한국어를 완벽하게 배우고 싶어했다"며 "2년 전 서울 유학길에 올라 지역 대학에 입학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며 성실하게 대학 생활을 이어온 크리스티나는 지난달 29일 핼러윈 축제가 열린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한국에서는 핼러윈 축제를 어떻게 즐기는지 알고 싶어 이날 이태원 방문을 계획했다고 유족은 전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천식을 앓던 크리스티나에게 당시 압사 사고는 더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족은 "어떻게 사망했는지 모르지만, 아마 질식했을 것"이라며 "크리스티나는 러시아에 있을 때 자주 호흡 곤란을 겪었는데, 한국에서는 좀 증상이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흡입기는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일 크리스티나와 함께 이태원을 찾은 친구는 이번 사고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은 크리스티나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한 뒤 유골함을 러시아로 가져와 장례를 치를 계획입니다.

유족은 "러시아 연방 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조만간 한국에 올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핼러윈을 앞둔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156명이 숨졌고, 이들 중에는 외국인 희생자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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