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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100%' 룰 개정 추진…친윤계 vs 비윤계·친이준석계

입력 2022-12-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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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100% 당원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오늘(15일) 이런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죠? 친윤계는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비윤계와 친이준석계 인사들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오랜만에 등판해서 상식을 넘어선다고 비판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줌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부터 우리 당의 정당민주주의를 확고하게 할 전당대회 개최 방안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의, 당원에 의한, 당원을 위한 단결과 전진의 축제로 준비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오늘 본격적인 룰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크게 두 가지 룰을 손볼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나는 당심 대 민심 반영 비율, 다른 하나는 역선택 방지 조항입니다. 현재 당심 대 민심 반영 비율은 7대3이죠. 당원을 위한 축제란 말에 담긴 속뜻, 이 비율을 10대0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유럽의 내각제 국가든, 미국의 경우든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당대회는 당원의 총의를 묻는 자리이지, 국민의 인기를 묻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예 여론조사를 없애고 오로지 당원투표로만 당 대표를 선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입니다. 정 위원장, 분명 지난달 말만 하더라도 룰 변경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21일) : (전당대회) 90% 당원율을 하겠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생각이에요. 제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은 얘기들을 갖다가 마음대로 지어서 언론에 보도하게 되면 굉장히 우리 당무를 혼란스럽게 하게 됩니다.]

분명히 이랬던 정 위원장, 지난 한 달 새에 생각이 바뀐 이유는 뭘까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그때는 잘 몰랐는데 최근에 이제 보니까 이 시간 현재 책임당원 수, 그러니까 세 달 이상 당비를 낸 책임당원 수가 79만명에 이릅니다. 대선후보를 뽑는, 공직후보를 뽑는 선거라면 사실은 일반 여론을 들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는 투표권을 오롯이 당원들에게 돌아가는 게 맞지 않는가 하는 여론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국민의힘 당원수는 약 28만명이었는데요. 현재는 2.8배가량 늘어 79만명에 이른다고 하죠. 정 비대위원장은 누구에게 불리하고 누구에게 유리한 당원 구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 연령별 당원 분포도를 살펴보면 20대 7.86, 30대 9.99, 40대 14.92%로 40대 이하가 33%에 달하는데요. 과거 50대 이상이 절대 다수였던 것에 비하면 세대별 편차가 줄어든 셈입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50대 이상 연령층이 책임당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전체 인구 대비 같은 연령층(20~40대)의 비율이 약 41%인 점을 비교하더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당의 여론은 둘로 갈라졌습니다. 룰 변경을 지지하는 쪽은 주로 친윤계 주자들인데요. 기본적으로 당심은 윤심과 코드가 맞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우리 당의 대표를 뽑는 것이니까 당원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말씀이고요. 가령 이제 축구 한일전을 한다고 그럴 때 한국 대표를 누구 뽑을 것인지를 일본인이 참여해서 하겠다, 이거 웃기잖아요.]

당권 도전을 시사한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 역시 당심 100%를 외치고 있는데요.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는 달리 당대표 선거는 당원들의 뜻이 철저히 반영되는 것이 좋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100% 당원투표로 당대표를 결정해도 무방하다…]

반면 비윤계 주자들은 룰 변경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안철수 의원입니다. 대선 주자로도 나섰던 만큼 다른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죠. 안 의원 입장에선 여론조사 결과도 반영하는 게 유리할 텐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전체 인구의 절반이 만약에 우리를 지지한다고 볼 때, 그러면 2400만 우리 지지자들은 의견이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전혀 없다. 민심이 거기에 호의적으로 반응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려됩니다.]

여기서 의외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안 의원의 정치적 숙적이죠. 이준석 전 대표도 안 의원과 같은 생각을 나타냈는데요. 사실 안 의원보다는 이 분을 보고 나선 것 같긴 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12일) : 비정상적으로 지금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소위 윤핵관 세력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룰을 바꾼다? 제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축구 한참 하다가 그냥 골대 옮기고 이런 게, 이게 정말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아니지 않습니까?]

이 전 대표, 누구보다 당원 유치에 적극적이었죠.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이란 메시지를 수시로 띄웠는데요. 실제로 늘어난 2030 책임당원의 상당수는 이 전 대표 시절 유입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당심 100% 추진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12월 14일 / 페이스북 음성대역) :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꿔대도 결국은 대학 갈 사람이 갑니다. 그런데 정말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 입시제도를 바꾸면 문과생이 이공계 논문 쓰고 의대 가고 그러면서 혼란스러워집니다. 그거 잡으면서 시작했잖아요? 1등 자르고 5등 대학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게 자기모순이에요.]

전당대회 룰을 입시제도에 비유했는데요. "상식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룰 변경 추진을 비판했죠. 1등 자르고 5등을 대학 보내려고 한다의 의미는 뭘까요?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유승민 전 의원을 자르고 다른 친윤계 후보를 당 대표로 앉히려고 한다는 말로 해석되는데요.

친이준석계 의원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김웅 의원, "2004년 이후 18년간 우리 당은 국민 여론조사를 50~30% 반영해왔다"는 점을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18년간의 전당대회는 당원의 축제가 아니라 당원의 장례식장이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정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당원들의 축제'라고 부르짖지만 '윤핵관만의 축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쏘아붙였는데요. 또다른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도 비대위를 직격했습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비대위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무슨 작전 하듯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당원 90%니, 100%니 이렇게 간을 보면서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당원은 물론이고요,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국민들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당심 100%와 비슷한 맥락에서 논의되는 룰이 또 한 가지 있죠. '역선택 방지 조항'입니다. 민심을 일부나마 반영하기로 할 경우 여론조사를 실시할 텐데요. 이때 민주당 지지층이나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조사에 참여하는 건 막자는 취지입니다. 일부러 야당에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친윤계가 적극 찬성하는 방안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그냥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이런 조사를 하게 되면 거기에 35~40% 정도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이 계신 거죠. 그렇다 그러면 민주당 당원이 우리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다, 이런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그렇다면 역선택 방지 조항이 실제로 친윤계 주자들에게 유리할까요? 친윤계의 우려대로라면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을 경우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을 가장 망칠 것 같은 후보를 뽑을 텐데요.

[최민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 어제) :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가 되는 합리적 보수정당, 개혁적 보수정당이 민주당 입장에서 가장 대하기 어려운 상대죠. 그래서 같은 논리로 유승민 대표 후보가 나오면 민주당이 역선택을 한다. 민주당은 역선택하면 권성동 대표 뽑겠죠. {그렇겠죠. 이게 민주당의 속내인 것 같습니다. '유승민 되면 안 돼, 이준석 안 돼, 권성동 환영'} 환영까지는 그렇지만 어쨌든 역선택을 굳이 문제 삼으면 권성동을 뽑을 거다…]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 민주당 입장에선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면 땡큐라고 하죠.

[TV 광고 : 오케이, 땡큐!]

이러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는 게 오히려 친윤계 주자들에게 유리하지 않을까요?

[유승민/전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12일) :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에서 진짜 변화와 혁신을 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이 당대표가 되는 거 민주당이 제일 싫다, 민주당이 제일 어려워진다, 이러면 저에 대한 지지를 역선택이라고 말하는 거는 그 말 자체가 맞지가 않습니다. 민주당에서 지금 국민의힘 당대표를 어떤 사람이 나오면 제일 좋겠느냐. 가장 극우적인 사람, 가장 정말 속칭 가장 꼴보수 당대표가 나오면 제일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친윤계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가 있습니다. 신핵관 윤상현 의원인데요. 당심 100%와 역선택 방지 조항 둘 모두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현재도 당심이 민심보다 2배 이상이고, 또 역선택 방지 조항 넣으면 지금 룰 변경한 거에 대해서 신중해야 된다. 사실 저 같은 경우에도 당심이 올라가면 훨씬 좋습니다. 당심 많을수록 더 좋죠. 그러나 저희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유불리를 따져야 된다는 겁니다.]

비윤계와 결이 비슷한 주장인데요. 총선 승리를 위해선 뺄셈 대신 곱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죠. 윤 의원은 비윤계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준석 카드 당연히 필요하면 총선 승리를 위해서, 또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 쓰려면 써야죠. {유승민 전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승민 의원도 같은 우리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한 어떤 동업자 역할을 할 수 있게 조정해 나가야죠. 그게 바로 정치 아닙니까?]

자, 오늘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에 '줌 인'해봤는데요. 룰 변경을 둘러싸고 친윤계와 비윤계+친이준석계가 맞붙는 양상입니다. 룰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거 같은데요. '줌 인' 한 마디는 노래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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