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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탈출! 새해 계획, 포기하지 않고 실행하려면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상클 라이프

입력 2023-01-09 09:17 수정 2023-01-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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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암동 클라스' 매주 월요일에는 최고의 교육 전문가를 상암동으로 초대합니다. 학교 졸업하면 공부도 끝인 줄 알았는데,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매일 실감하고 삽니다, 고민도 늘어나고요. 맞습니다. 그래서 상암동클라스 이런 어른들의 평생 지식 고민도 함께합니다. 많은 분들이 삶의 질을 이분께 얻고 있습니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오늘(9일) 어떤 주제가 준비되어 있는지 바로 한번 보겠습니다. 바로 주제 주시죠. < 새해 계획, 올해는 성공할까? 작심삼일 탈출법! > 1월 9일이기 때문에 이미 망했어요. 이미 작심삼일 3번 했는데 이맘때 사실 1월 1일 때 계획 세운 걸 슬슬 수정에 들어가거든요. 우리 김 교수님은 새해 계획 혹시 뭐 하나 뭐 세우셨어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저는…독서하기는 사실 목표죠. 그래서 1월달에 난중일기 2번 더 읽기 이런 거.]

[앵커]

되게 구체적이네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왜냐하면 난중일기가 먹는 얘기가 굉장히 많아서. 그래서 난중일기에 있는 이순신 장군께서 말씀하신 그 수많은 음식 얘기가 사람 힘내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는 매커니즘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이 많이 연구해서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전에 한번 읽어야 돼서 2번 읽기. 그다음에 푸시업이나 아니면 스쿼트 같은 거 52개, 55개 이런 식으로 하는 거 몇 개 있거든요.]

[앵커]

굉장히 디테일하게 세우셨는데 이게 아마 뒤에 노하우 중 하나로 나올 것 같기는 합니다. 맞아요, 맞아요. 뒤에 얘기해 보기로 하고요, 하은 앵커는 또. 사실 저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지난해 처음으로 10km 완주를 했고 올해 하프에 도전하는 게 제 목표예요. 그런데 사실 지금부터 훈련을 해야 된다고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맞아요, 미세먼지도 있고. 맨날 타협을 하다 보니까 연습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같이 이렇게 목표를 세워놓고 작심삼일도 못 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탈출법 오늘 알려주신다고 하는데 키워드로 살펴보겠습니다. < 우리 뇌는 작심삼일을 좋아해 > 뇌가 아예 그렇게 세팅이 돼 있다는 말인가요? 그러면 뇌가 방해를 해서 우리가 못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가끔 우리의 사자성어나 우리의 속담 같은 걸 영어로 바꿔서 외국 연구자들한테 얘기를 해 주면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중에 대표적인 게 작심삼일인데요. 저한테 외국 연구자 특히 신경과학, 뇌과학 연구하는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희 정말 72시간의 의미를 이렇게 예전부터 알고 있었구나.' 72시간이죠. 우리 뇌가 나의 의지, 나의 감정 이런 걸 시뮬레이션화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가 72시간 정도로 나와요.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가 3일 후에 어디서 만나서 뭐 먹을까 이 정도까지는 무지하게 치열하게 이게 고민이 됩니다. 그러니까 '내일 뭐 먹을까, 모레 뭐 먹을까, 그다음에 이번 주 지금 월요일이니까 수요일날 뭐 먹을까' 이러면 사람들이 '그거, 아니야 아니야' 막 이래요. 뭐냐 하면 지금 내 상태에 기초해서 내가 뭐 좋아할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한 달 후에 우리 회식 장소 어디로 할까' 그러면 사람들이 과거로 돌아가죠. 그렇죠, '예전에 거기서 먹었더니 맛있던데.' 왜냐하면 지금 내 상태로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상태예요. 그래서 제가 매일 얘기하는 게, 말씀드리는 게 내가 원하는 식당에서 회식하게 만들려면 3일 이전에 해라, 일주일 전에 해라. 그러면 사람들이 시뮬레이션할 수 없다. 이걸 다시 바꿔서 얘기하자면 내가 어떤 걸 결심했는데 그걸로 계속해서 시뮬레이션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게 미래의 나를 계속 다그칠 수 있는 게 72시간이 한계라는 거예요.]

[앵커]

약간 그러니까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72시간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럼요. 그거 넘어가면 전혀 다른 나를 경험해야 되니까. 그래서 작심삼일 이런 농담하시는 분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3일에 한 번씩 결심하면 된다.' 3일에 한 번씩 결심하는 게 아니라 3일 단위의 계획이 필요한 거죠.]

[앵커]

그렇구나. 그러면 3일 단위의 계획을 계속 세우는데 이게 어렵다 하는 분들은 왜 잘 안 되는 건가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계획이랑 목표를 착각하셔서 그래요. 방금 전에 말씀하셨던 올해 10km, 그다음에 하프 이런 건 목표지 계획이 아니에요. 그렇죠. 우리는 언제까지 뭐 한다고 하는 걸 계획 세웠다고 자주 착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보통 6개월, 1년 정도 끌고 가야 되는 게 목표잖아요. 그런데 계획이라는 건 뭐냐 하면 3일 동안 혹은 오늘 하루 뭐 하고 그다음에 뭐 하고 그다음에 뭐 하고. 일반적으로 내가 어떤 결심을 했다고 하면 그 결심을 대략 10개에서 20개로 잘게 썰어내는 게 계획이에요.]

[앵커]

잘게 썰어내라. 디테일하게 잡아라. 그렇군요. 그러면 계획에 실패할 때마다 저는 사실 자책을 많이 했거든요. '너라는 사람은 참' 이러면서. 그런데 그러면 좀 우리 뇌가 그렇게 세팅이 돼 있는 거니까 가벼워져도 되는 건가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저희 인지심리학자들이 자주 드리는 말씀이 '제발 당신의 의지력을 믿지 마세요'입니다. 그러지 말고 당신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그런 출발점을 계속 곳곳에 심어놓으세요. 제가 '나는 정말 정신력이 약한가?' 왜냐하면 가져가야 될 물건을 꼭 가져가야지라고 책상 위에 놓고 매번 그냥 아침에 나가는 경우 되게 많아요. 간단하죠. 신발 옆에 놓으면 돼요.]

[앵커]

진짜 공감돼요. 잊지 않게. 그렇네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러니까 신발 옆에 놓으면 훨씬 더 내가 나를 자책하지 않을 수 있죠. 그러니까 내가 그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계속 갈 수 있도록 알려주는 거. 그래서 운동하기 전에 알람만, 우리는 일어날 때만 알람을 맞춰놓거든요. 그런데 운동을 해야 되겠다, 하루에 얼마큼씩 늘려나가겠다라고 했을 때 그걸 10개, 20개로 만약에 잘게 썰어놨어요. 그러면 '오늘 망했어'가 아니라 '오늘 10개 중에 7개를 했네.' 그러니까 '내일 그러면 8개를 해야 되겠네.' 그런 걸 뭐라고 합니까? 같은 행동을 하는 걸 게임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나를 게임처럼 만드는 거예요.]

[앵커]

일단 내 뇌 탓을 해도 되는 게 약간 안심이 되는데요. 그러면 새해 계획에 성공하려면 어떤 방법이 구체적으로 필요할지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 함께 알아보죠. 이미 말씀하신 거예요. < 계획은 작게 쪼개라! >입니다. 20개로 해서 17개를 지키면 많이 지킨 거잖아요. 진짜. 어떻게 잘게 쪼개면 될지. 아까 말씀하신 대로 난중일기를 이번에 2번 읽는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들어갈수록 좋은 건가요? 아니면 너무 그래도 그거 자체도 스트레스거든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잘게 이렇게 쪼갠다, 썰어낸다에 딱 적합할 때가 있어요. 기분 안 좋을 때. 기분 안 좋을 때 사람이 자꾸 썰어요, 찍고.]

[앵커]

맞아요, 맞아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사람이 기분이 좋으면 묶으려고 그래요. 묶으려고 하고 사람이 기분 좋을 때 '다 함께 가자' 이런 생각이 뇌에서도 일어나고요. 그래서 기분이 좀 침울하거나 약간 우울하거나 이러면 사람이 이렇게 자꾸 뭔가를 썰고 그다음에 쪼개나가기가 좋은 상태로 변해요. 그래서 흐린 날, 좀 우울한 날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제 아내에게 혼난 날.]

[앵커]

많으실 것 같은데.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많이 혼나요.]

[앵커]

요새 미세먼지 심하니까 요즘.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런 소식 있는 날. 그다음에 가끔 재난문자 온 날 이런 날 보면 순간적으로 마음이 밝지 않죠. 그러면 되게 재미있는 건 인간이 밝지 않고 무언가 안 좋은 상태에 있을 때 더 하기 좋은 행동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 중에 하나가 계획 세우는 거예요. 왜냐, 잘 안 될 것 같으니까 좀 더 잘게 썰고 싶은 마음이 좀 더 잘되거든요. 날 맑은 날은 목표밖에 못 세웁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계획을 딱 세웠어요. 그런데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날씨가 너무 춥네' 아니면 '이것만 하고 해야지' 이렇게 하다가 미루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미루지 않으려면 또 어떻게 해야 될까요, 교수님?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미룬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가 어느 정도 계획에 마중물이 적다는 거죠. 무슨 얘기냐 하면 앞의 초반부의 계획일수록 하기 쉽고 만만하고 그다음에 저희들이 심지어는 이런 표현까지도 씁니다. 점잖은 표현은 아닌데 '앞에, 그 계획 앞에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 아주 쉽게 조질 수 있는 거.' 그런 표현을 쓰면서까지도 만만한 것들을 배치를 해야 되는데 굉장히 꽤 많은 분들이 아침에 혹은 시작할 때 그때 너무 거창하고 멋있는 걸 주로 넣어요. 쪼잔한 걸 안 넣고. 그래서 날이 흐린 날에 혹은 추운 날에는 '반드시 자명종이 울리면 다리를 이불에서 꺼낸다.'

[앵커]

다리를 이불에서 꺼낸다.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런 거는 아주 간단한 단서거든요. 하지만 왜 마중물이 있으면 거대한 물줄기가 나한테 향해오는 것처럼 그런 게 계획이에요.]

[앵커]

약간 좀 작은 걸 성공하면서 계속해 나가는 게 좋겠네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그렇죠.]

[앵커]

다리 꺼내기, 물 한잔 먹기 이런 것처럼. 알겠습니다. 그리고 요새 또 인스타그램 같은 그런 데서 유행하는 게 오늘 운동 완료. '오운완'이라고 운동하신 다음에 오늘 운동 완료라고 글 올리시는 분이 있어요. 인증샷과 함께. 매일매일 계획을 실천하는 걸 기록하는 거 이건 도움이 되겠네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당연히 기록이 도움되고요. 왜냐하면 다음다음다음에 조금 더 좋은 스코어를 받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하나만 더 재미있는 팁을 드리자면 그 기록이 '오늘 1000개 했어, 500개 했어, 1200개 했어' 이렇게 딱 끊어지는. 끊어지는 수로 가면 안 좋아요.]

[앵커]

진짜요? 안 좋다고요?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기록하는 게 좋은데 그 기록이 오늘 96개 했어 그러면 뇌가 기억해요. 4개 더 하면 100개였는데. 오늘은 125개. 5개 더하면 130개였는데.]

[앵커]

제가 그래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사람들이 언제 제일 많이 퇴사하는 줄 아세요?]

[앵커]

언제요?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근속기념일 이후에. 왜 이제 종결감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계획을 약간 엇나가게 홀수로, 기록도 홀수로. 그러니까 짝수에 아니면 10, 100단위로 끊어지는 그런 기록이 아니라. 이러면 종결감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내가 오늘 500개를 했어. 그러면 400개, 600개보다 500개 한 날이 더 다음 날 뿌듯해서 그걸 안 하게 만드는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그래서 496 여기서 한번 멈추고. 그러면 마치 미완성된. 그러니까 아직 안 끝난 사람처럼 그걸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고요. 그렇게 되면서 그걸 앞으로 다음 날 500개, 600개를 향해 가도록 하는 마음도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심리학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직 안 끝난 일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하게 되는 거. 일부러 그렇게 만드는 거예요.]

[앵커]

다 연구를 해 놓으셨군요, 심리학자분들이 대단하다. 너무 신기해요. 마지막 질문. 우리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러면 마지막으로 계획을 보통 3주 정도 꾸준히 하면 습관이 된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어느 정도 계획을 실천했을 때 나한테 체화가 되는지 그게 궁금합니다.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보통 이게 얼마나 크냐 작으냐에 따라서 오는데 정말 길지 않습니다. 2주에서 3주 정도 보통 하면 습관이 되고요. 그리고 습관이 없어지는 건 되게 어렵고요. 그래서 저도 2020년에 시작해서 스쿼트를 하루에 50개씩 했는데 오늘은 52, 오늘은 56 그다음에 62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거의 200개씩 했고 그래서 지금은 관절이 망가져서 못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하게 됩니다.]

[앵커]

지금 아쉬운, 너무 시간이 빨리 가서 아쉬운데 저희가 그럴 줄 알고 오늘 또 본방송 끝나자마자 유튜브로 상클 2교시가 이어지니까 김경일 교수님 조금 더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요. 날씨 듣고 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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