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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으로 바뀐 첫 문장…'파친코' 개정판, 예약 판매,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입력 2022-07-14 12:48 수정 2022-07-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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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부터 당신을 끌어당기는 매혹적인 책!" 2019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작가가 이 책의 주제문(thesis statement)이라 밝힌 첫 문장은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우리말로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로 번역됐습니다.

'파친코' 전체를 집약하는 강렬한 문장입니다.

파친코'는 시대의 흐름에 떠밀린 '선자'와 그 가족이 4대에 걸쳐 겪는 수난과 삶의 역사를 그렸는데, 특히 '선자'는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할머니로 강인하게 삶을 일궈나가는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2020년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도 이 문장을 앞세워 기획됐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역사'로부터의 억압이나 시련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맞서는 여성들을 그린 영상 설치로 반향을 얻었습니다.

이 문장은 27일 발간되는 개정판에서 이렇게 바뀝니다.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27일 출간되는 '파친코' 개정판 1권27일 출간되는 '파친코' 개정판 1권


번역이 바뀌게 된 건 '파친코'의 판권이 기존 '문학사상'에서 '인플루엔셜'로 넘어가면섭니다.

인플루엔셜 관계자는 "첫 문장의 중요성 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다. (역사)'는'을 쓸지, '가'를 쓸지 등 조사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번역했다"면서 "이민진 작가 역시 번역은 또 다른 창작이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번역은 신승미 씨가 맡았고 표지는 초판과 비슷하게 나비와 꽃문양을 파스텔톤으로 표현했습니다.

2018년 출간된 소설 '파친코'는 올해 초 애플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다시 주목 받았지만, 기존 출판사와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지난 4월 말 갑작스럽게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이후 국내 출판사 10여 개가 뛰어들어 치열한 판권 경쟁을 벌였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파친코' 1권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파친코' 1권


개정판 출간을 앞둔 '파친코'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나흘 만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4대에 걸친 대서사를 그린 '파친코'는 2017년 미국 출간 이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전 세계 33개국에 번역 출간됐습니다.

'파친코' 1권은 오는 27일, 2권은 8월 중 출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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