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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론 정국, 초침은 간다"…이상민, 참사 나흘째 '사과'

입력 2022-11-0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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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 관계자들의 책임공방에 대해서 잠시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잇단 책임 회피성 발언이 그동안 도마에 올랐죠.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파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정치권에선 '추모'의 시간이 끝나면, 곧 '추궁'의 시간이 올 거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도의적 책임도 언급하지 않았던 이 장관은 오늘(1일) 처음으로 사과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는데요. 참사가 일어난 지 나흘째죠.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 '추궁'의 시간? "책임론 정국, 초침은 간다"…이상민, 참사 나흘째 '사과' >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닌 추모의 시간입니다.]

이태원 참사로 정쟁을 멈춘 여야, 나란히 뒷걸개 그림을 바꿔 달았죠. 한마음으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우리 안전망, 안전 시스템을 철저하게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올해는 더 많은 사람이 올 걸로 충분히 예측되는데 통제 계획조차도 없고 실제 통제도 없었단 말이에요.]

제도가 미비했던 탓이다, 아니다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죠. '추모'의 시간 뒤에 올 '추궁'의 시간을 예고한 듯싶습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초침은 지금 가고 있다. 그래서 책임론 정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시민들은 추모하고 야당들은 협력해야 할 시간이지만 정부는 자기 스스로 이 사고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했는지에 대해서 자신들을 추궁하고 책임져야 되는 것이죠.]

오는 5일까지는 국가애도기간인데요. 이 시간이 끝나고 나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 중심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달 30일) :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참사 뒤 주무 장관의 입에서 터져나온 첫 일성! 한마디로 우린 잘못이 없다, 면피성 발언이었습니다. 이번 참사,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겁니다. 더욱이 도의적인 사과의 말조차 없었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죄송합니다. 제가 사고 수습 만전을 기하고요. 추가 피해자, 희생자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얘기하면 괜찮잖아요.]

당장,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현장에서 이런 사람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소개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을 세웠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이상민 장관이 이제 비정치인이시고, 그리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일반 국민들이 들으시기에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가가 왜 존재하느냐"며 파면까지 요구했는데요. 이 장관의 말, 실수가 아니라 소신이었나 봅니다. 또다시 비슷한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KBS News / 어제) : 그것이 과연 경찰의 병력 부족으로 인한 사고였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우리가 집회나 어떤 모임에 있어서 시정해야 될 것이 있는 건지…]

경찰 병력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이태원에 모인 시민들의 잘못 때문이란 걸까요? 여기에 한마디를 더 보탰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KBS News / 어제) : 경찰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이나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취지입니다.]

직접적인 사고 원인 조사, 당연히 필요합니다. 다만, 왜 이런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느냐? 정부의 관리 체계도 따져봐야겠죠. 게다가 선동이라? 야당에선 입막음용 딱지 붙이기냐, 날선 비판이 나왔습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야권 내지는 혹은 이 정부에 반하는 사람들의 선동을 우려해서 한 얘기가 돼버리는 거예요.]

[이정미/정의당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 문제를 얘기하는 것을 정치적 선동이라고 얘기한다면 한마디로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 더 이상 따지고 묻지 말라 이런 얘기로밖에 저는 들리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법적 책임을 감안한 발언이다, 애써 감싸는 목소리도 있었는데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행안부 장관은 또 경찰청을 소속기관으로 두고 있고 경찰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경찰의 사기라든가 경찰의 법적인 책임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거든요.]

경찰의 법적 책임 회피 수단,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죠. 재난안전법에 따로 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인 다중의 운집 상황에 대한 경찰 또는 지자체 등의 어떤 권한, 역할, 책임 등에 대해서 많은 의견과 논란이 있는 것을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당장 이런 질문이 뒤따랐는데요.

[김현정/진행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핼러윈이 아니고 설이었다고 생각해 보죠. 설에 인파 몰리는 건 주최 측 있습니까? 없어도 인파 몰리는 서울역, 용산역 미리 지자체들 가서 다 관리하고 그러라고 또 우리 세금 내는 거 아니에요?]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말 비겁한 변명이 주최 측이 없는 행사라는 변명입니다. 주최 측이 없는 행사에서는 시민들이 안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인가요? 길거리에서 우리가 위험에 닥치면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찾아가서 도움을 호소하고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기대하지, 그럼 누구한테 그거를 역할을 기대할 수가 있어요?]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잇따랐죠? 경찰 스스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인정을 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경찰을 미리 배치했어도 참사를 막을 수 없을 거라던 이상민 장관의 주장. 일본 경시청에서 들으면 과연 뭐라고 할까요? 100만명이 몰린다는 시부야의 핼러윈 행사,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죠. 그 중심엔 일본 경찰이 있었습니다.

[일본 경찰 (어제) : 신호가 파란색으로 곧 바뀌지만 건널 수 없습니다. 왼쪽으로 건너 주십시오. 경찰관의 유도에 따라 건너십시오.]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 일본 국민 못지않습니다.

[틱톡 '@hyerinpatk5' :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밑에,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 주시고 내려가실 분 먼저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오, 내려가지는데…)]

일반 시민도 가능했던 통행 유도, 경찰은 못한다는 걸까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그때 월드컵이었습니다. '우리 시민정신을 믿고 경찰이 철저히 경비를 해라' 하는 조건으로 남북 간에만 이 길을 터줬어요. 경찰만 서 있으면 그 존재가 질서 유지예요.]

본인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이 장관이 다시 입장을 밝혔는데요.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유감이라? 이게 유감으로 끝날 문제인가 싶기도 한데요. 국민의힘 내에선 대통령이 나서 경고를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죠?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150여 명의 사상자가 났고 이 아들과 딸을 잃은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정말 이 부모들은 기댈 데가 없거든요. 대통령께서 강력하게 어떤 형태로든지 경고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내놓은 입장, 오히려 이 장관을 감쌌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 (음성대역) : 이 장관의 발언은 지금 현재 경찰에게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이태원 사고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대통령실 입장에 보조를 맞췄습니다. 이 장관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겁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상민 장관께서도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지금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은 모든 당력을 또 국력을 집중을 해서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게 제일 먼저입니다.]

글쎄요. 희생자 가족들, 그리고 이번 참사로 트라우마까지 생긴 국민들은 편안히 밤잠을 잘 수 있을까요? 민주당에선 이 장관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론까지 거론하기 시작했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연일 무책임한 면피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미 여당 안에서도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 국민의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주최자 없는 집단 행사를 운운하면서 책임에서 빠져나갈 궁리부터 한단 말입니까. 국민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정부를 부정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

이 장관뿐 아니라, 윤 대통령 역시 도의적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겁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들으면 제일 먼저 해야 될 말이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지켰어야 되는데 제가 관리를 잘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철저히 따져나가서 국민들을 안전하게 만들겠습니다' 이게 당연한 순서의 도리입니다. ]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대통령과 주무 장관, 그래서일까요? 정부는 희생자란 표현 대신, 사망자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죠. 이런 의심을 샀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희생자라고 하면 무슨 국가 권력이 희생되거나 무슨 큰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서 억울하게 희생되는 거잖아요. 사망자라고 했을 때는 부상자, 사망자. 단순 생물학적인 어떤 상태를 두고 이야기하는 그저 가치중립적인 의미거든요. 아직까지 이 사건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가…]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희생자들을 모독하는 거고, 국가가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예요. 어떻게 사고로 정리를 하고, 사망자로 합니까?]

여기에 경찰의 수사 방향에도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일반인들하고 상인들 수사가 가장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결국은 희생양으로 거기에 참석했던 젊은이들이라든가 업소 일부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한 그런 행동이라고 지금 예측이 되거든요. 참사의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렇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적 비판의 화살이 윤 대통령에게 쏠린 데 이어, 수사에 대한 의구심으로까지 번지자 부담이 됐던 걸까요? 이 장관, 오늘 국회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입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습니다. 이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이 사과 한마디, 이렇게 늦어질 일이었을까요?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대한민국헌법 제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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