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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아스테릭스와 '마법의 물약'

입력 2015-10-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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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아스테릭스"

1959년 세상에 나온 프랑스의 대표 만화입니다. 세계 110개 언어로 번역돼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프랑스인의 조상인 골족이 침입자인 로마군대를 몰아낸다는 이야기입니다.

비결은 바로 이 '마법의 물약'. 이것만 마시면 천하무적이 되는 아스테릭스 앞에서 로마 군대는 백전백패!

프랑스 어린이들은 이 만화를 통해 민족적인 '자긍심'을 배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화와 역사적 사실은 엄연히 달랐습니다. 당시 골족은 로마의 지배를 받아 언어조차 바꿔야 했던 겁니다.

세월이 흘러 프랑스인들은 "골족이 만약 이겼더라면" 이런 상상을 했고 이를 구현한 만화 아스테릭스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

문제는 이 마법의 물약이 사라진 현실을 만났을 때입니다. 거기에는 그 어떤 자긍심도 아닌 자괴감이 있을 뿐이지요.

조금 사례는 다르지만 이 마법의 물약. 즉 민족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은 우리에게도 발현됩니다.

남과 북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추진해 일본열도를 핵으로 응징한다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 있고, '남벌' 즉 우리가 일본을 점령한다는 내용의 만화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시절도 있었지요.

한편으론 통쾌하고 민족적인 자긍심도 생기지만 발을 딛고 있는 세계로 돌아오면 현실은 달랐습니다. 물론 역사교과서가 소설이나 만화와 같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지나친 자긍도, 또한 지나친 자학도 역사적 사실 앞에서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공과 함께 과오도 내보여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에게 부끄럽지 말자는 것이겠지요.

또한 그래야만 미래의 시민들이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해온 지금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지요.

역사책을 국정화하는 것이 전쟁으로 운위되고 그럼으로 해서 반대하는 시민들이 적군이 되고 그 뒤에 배후 조종세력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역사적 사실 앞에 숙연한 것인가…

아스테릭스처럼, 마법의 물약 하나로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바로 그 역사적 사실 앞에서는 어떠한 마법의 물약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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