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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는 왜 서울의 독주를 막지 못했나

입력 2012-11-22 07:02 수정 2012-11-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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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는 왜 서울의 독주를 막지 못했나


K-리그는 세 경기나 남았다. 그러나 우승팀은 FC서울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2012시즌을 앞두고 서울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빅5는 제대로 힘도 쓰지 못했다.

서울은 21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우승을 확정지었다. 서울은 승점 90점 고지에 오르며 2위 전북(승점 78점)을 크게 따돌렸다. 서울은 시즌 초 강력한 우승후보는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단을 대거 보강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성남 일화 등에 우승컵이 갈 수 있다는 평이 많았다. 포항 스틸러스도 서울과 함께 우승후보군으로 분류돼 있었다. 그러나 이들 빅5는 서울의 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왜 서울의 독주를 막지 못했을까.

◇ 전북...감독 교체에 중앙 수비 줄부상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정우를 잡았다. 경쟁을 뚫고 대어를 낚았고, 주포 이동국까지 잔류를 확정지어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이 A대표팀으로 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흥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임시로 팀을 이끌었지만, 팀이 어수선한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즌 초 주전 중앙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했다. 주장 조성환을 시작으로 임유환, 심우연 등이 쓰러졌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김정우가 중앙 수비수로 나오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시즌 중 13경기 연속 무패(11승 2무)를 하며 서울을 끝까지 위협했지만, 고비 때마다 승점을 쌓지 못하며 무너졌다.

◇ 수원...언행불일치와 주전공백

올 시즌을 앞두고 윤성효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모았으니 패스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실제 수원의 경기는 패스축구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말 라돈치치를 영입하면서 예상된 일이었다. 제공권이 좋은 스테보(188㎝)와 라돈치치(192㎝)를 전방에 놓고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이용래와 박현범, 오장은 등 수준급 미드필더들이 있었지만,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술이 좋은 팀을 만나면 와르르 무너졌다. 7월 초에는 포항(0-5패), 경남(0-3패), 전북(0-3)에 연달아 지며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여기에 라돈치치는 부상으로 29경기 출전에 그쳤고, 시즌 중 이용래까지 중동 이적설에 시달리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 성남...불협화음에 무너진 형님리더십

천마 군단은 가장 알찬 보강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빛가람과 한상운은 2011시즌 정상급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었다. 거기에 궂은 일을 하는 김성준까지 대전에서 데려왔다. 신태용 감독은 "신나게 공격하겠다"며 '신공'을 외쳤다. 그러나 신공은 없었다. 우승후보들 가운데 가장 처참하게 무너졌다. 새로 영입한 선수와 기존 선수간 불협화음이 문제였다. 결국 한상운과 요반치치는 반 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윤빛가람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성남은 그룹A에도 들지 못했다. 스플릿 이후에는 그룹B에서 전승을 외쳤지만, 2승 3무 5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내고 있다. 광주에는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3-4로 역전패했다. 형님리더십의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 울산...지친 주전과 아챔에 집중

이근호를 영입한 김호곤 감독은 "2관왕을 노려보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철퇴축구는 K-리그에 온전하게 집중하지 못했다. 선수 층은 두터웠지만, 경기 수가 늘어나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팀의 주축인 이근호와 김신욱, 곽태휘, 김영광 등은 꾸준히 A대표팀에 차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가 몰린 9월 23일 이후 K-리그 10경기 무승행진(5무5패)이 이어지며 우승 경쟁과는 멀어졌다. 결국 김호곤 감독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집중을 선언했다. 그리고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활짝 웃었다.

◇ 포항... 늦게 싹틔운 긍정고구마

포항의 긍정고구마는 너무 늦게 싹을 틔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 시티즌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장신 공격수 박성호의 득점 침묵이 황선홍 감독을 답답하게 했다. 박성호는 3월부터 7월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궁여지책으로 제로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거기에 FA컵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전력이 분산됐다. 8월 이후 박성호가 7골 6도움을 하며 살아난 포항은 상승세를 탔다.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8월 이후 K-리그에서 10승 2무 3패로 좋은 성적을 냈다. 좋은 생각만 하게 한 긍정고구마 덕분이었다. 물론 순위를 뒤집기엔 너무 늦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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