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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14년 만에 의료대란 오나…건보 수가 논란

입력 2014-01-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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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병원의 원격 진료와 영리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한의사협회가 3월 총파업을 예고했죠?

의사협회측에서는 민영화의 예고편이다, 정부는 민영화와 상관없다. 입장이 팽팽해서, 14년만의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20일) 긴급출동에서 살펴봅니다.

백종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찬휘 /약사협회 회장 : 어떻게 함부로 말할 수 있어? (정부가) 하지도 않은 일을 거짓말하고!]

[이창준 / 복지부 정책과장 : …]

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열린 '의료 영리화' 정책 토론회.

의료 단체와 정부측 인사들의 의견이 시종일관 대립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한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부가 원격 진료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천명한 겁니다.

그러자 대한의사협회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영리 자회사 도입을 민영화의 예고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의료의 공적 기능이 쇠퇴한다는 겁니다.

'철회하라, 철회하라!'

반면 정부는 의료 민영화와는 상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영리 자회사를 허용해도 주차장, 장례식장 같은 부대사업을 확대하는 것일 뿐 민간자본이 이익을 빼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겁니다.

원격 의료에 대해서도 대형병원이 아닌 의원급 병원에만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의료계 집단 움직임을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할 뿐입니다.

전국적 의료 파업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김태홍/보건위원장(2000년 국회방송) : 의료계에서 전국적인 폐업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이것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여야 영수회담에서…]

암을 앓았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이정갑 씨. 보청기를 착용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이정갑/2000년 의료파업 피해자 : 치료를 못 받고 나는 죽는구나 생각했을 때, 의료협회장 나와라 치료 못받아서 죽나 당신들하고 싸우다 죽나 마찬가지니까.]

취재진은 논란이 된 원격 진료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강원도에서도 외진 지역에 속하는 횡성군 갑천면.

취재진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58살 백승환씨를 만났습니다.

대형병원이 있는 춘천까지 나가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상황.

보건소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춘천의 대형병원 의사와 만나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백승환/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 가깝고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동네) 진료소를 다니는데 화상진료로 대학병원과 직접 대화하니까 훨씬 신뢰가 갑니다.]

정부는 이미 2010년부터 성모병원을 포함해 일부 병원에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준식/전문의 : 실제로 시범사업을 할 때도 두 세번 체크를 해서 안 되는 경우도 많았고요.]

병원의 영리 자회사 허용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대형 병원들이 회원사인 대한병원협회는 도입을 촉구합니다.

[나춘균/대한병원협회 대변인 : 이런 활성화 정책이 국가 성장동력뿐만 아니라 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병원의 영리 자회사를 적극 설립해 부대사업 범위를 넓히면 첨단 의료기기 개발, 해외 환자 유치 등이 가능하다'는 청사진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정반대의 주장을 폅니다.

[노환규/대한의사협회 회장 : 영리 자법인 설립을 통해 병원 경영손실을 보존하란 것은 그 취지와 방법을 이해하기 어렵고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인천 동양동의 한 상가에 위치한 개인 병원.

[구자일/전문의 : 원가의 70% 그대로죠. 환자 볼 수록 적자, 해가 갈 수록 적자 상황이죠. 저수가 정책이 국민 죽이는 거에요. 병원 없어져서.]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근거로 주요 진료의 건보 수가가 원가의 73% 안팎에 그친다고 주장합니다.

특진비 등을 포함해야 겨우 원가의 100%를 넘는 수준이어서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취재진은 건보 수가를 취재하던 중 의미 있는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병원회계 조사 내부보고서입니다.

건보 수가가 건강보험 급여항목의 경우 원가의 95%를 넘고, 특진비 등까지 고려하면 110%에 이른다는 내용입니다.

[김보선/서울 은평 : 보험수가 인상이요? 지금도 (보험료) 많이 낸다 생각하거든요?없는 사람들은 반대해요.]

정부와 의사 협회의 날선 대치 속에서 국민 가슴만 타 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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