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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박인터뷰] 올여름 최고 폭염?…"확률 자체론 높지만 기록 경신은 어려울 듯"

입력 2023-06-24 09:00 수정 2023-06-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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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 0.1도 상승은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10km 올리는 것과 같다"

대기과학자인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JTBC 담박인터뷰에서 "지구 온도가 0.1도 증가할 때마다 극단적인 날씨는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증폭 하는 상황"이라며 고속도로에서 고속 주행하는 차량 안전에 비유했습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현재 1.1도 높은 지구온도가 시속 110km 주행이라면 기상 재앙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5도는 150km 상황으로 순식간에 속도가 올라간다는 설명입니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7년 뒤 2030년 1.5도 상승에 도달한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습니다.

가열되는 지구에서 "폭염은 점점 세지고 길어지는 추세가 분명하다"며 "올 여름 최고의 폭염이 나타날 확률 자체는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최고 온도를 경신할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탄소 중립' 등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주제어가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미세 먼지는 공기 중에 버티는 기간이 일주일 정도지만 온실 가스는 한 번 나오면 수백 년 수천 년 그대로 남는다"고 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우리 세대의 문제인데 반해 온실가스는 누적성 때문에 기후위기를 가중시킨다는 경고입니다.


조천호 전 원장은 최근 온라인에서 주목된 "7월에 사흘 빼고 비" 전망을 어떻게 봐야할지,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북극곰·산호초 증가를 기후 위기의 개선 사례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풀어냈습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일시 - 2023. 6. 23
 

인터뷰 요약


▷7월 사흘 빼고 비?…"비과학적 전망, 매일 날씨 예보는 2주까지만 가능"
▷"지구 가열 지속…폭염 기록 경신보다는 점점 강도 세지고 길어지는 것 주목해야"

▷"북극곰·산호초 감소…과학의 관측 통해 명백히 알 수 있어"

▷기상 변화에 인체 적응? "체온 조절 실패…살 수 없는 지역 늘어나는 방향"

▷기후 재앙 마지노선 '1.5도'…"0.1도 증가 때마다 극한 날씨 변화 빠르게 증폭"

▷기후위기 개념 어렵다? "미세 먼지는 고작 일주일, 온실 가스는 수백~수천 년 누적"

 

인터뷰 전문

 
최근 온라인에서 "7월 사흘 빼고 비" 이런 예보가 나돌았고 많은 분들이 크게 믿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우리나라에 7월 8월에 거의 매일같이 비온다고 발표를 했었거든요. 이것은 맞냐 틀리냐를 떠나 합리적이지 않아요. 왜냐면 매일매일 날씨라고 하는 건 이론적으로 2주까지만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실제로 쓸 수 있는 건 일주일 10일 정도의 예측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그렇게 봅니다."
 
시민들은 워낙 이상 기후가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현실감 때문에 이런 걸 상당히 믿었던 것 같아요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증거가 있어야 되고 합리적인 설명이 있어야 되고 반드시 반증과 검증을 거쳐야 된다고 하는 방법론인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그냥 프로그램 돌려서 그렇게 그냥 나왔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렇게 하는 것을 우리는 과학적인 예보라고 보지는 않고요."
 
"올 여름 '역대급' 폭염 전망"…신뢰 수준은
 
"지구가 온난화 지금 가열되고 있으니 최고의 폭염이 나타날 확률 자체는 높죠. 그렇지만 어떤 특정한 하나의 현상을 갖고서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보고요. 한 해 한 해 매해 그게(폭염 기록) 경신이 된다기보다는 폭염이 점점 세지고 강해지고 점점 길어진다고 하는 이런 추세에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죠. 금년이 최고 값을 경신할 것이다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조만간 장마가 시작되지 않습니까. 장마의 양상도 예전 패턴을 보일 수도 아닐 수도 있고 그런가요
 
"최근 들어 기후 변화가 일어나다 보니까 패턴 자체가 변화가 일어나 버렸어요. 6월 20일에서 7월 20일 사이에는 비가 잘 안 오고 8월에 더욱더 많이 비가 온다든가 이런 현상들이 막 일어나기 시작하거든요. 기후가 균형을 딱 맞추고 있다가 지구가 가열이 일어나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서 예전과 다른 강수 패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극곰·산호초 증가, 기후위기 개선"…어떻게 봐야하나요
 
"특정 지역에서 북극곰이 좀 늘어났다거나 특정한 지점에서 산호초가 늘어났다 그런 경우는 있어요. 그런데 이건 전체를 봐야 되거든요. 어떤 특정 지점에서 (일어나는) 그것을 갖고 이게 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면 안 되겠죠. 전체를 봤을 때 북극곰이 줄고 산호초가 줄어드는 것은 과학의 관측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이상 기후에 인체 적응 가능성…현실성은
 
"기본적인 신진대사만 갖고서도 한 시간이면 우리 체온이 1도씩 올라가거든요. 보통 기온이 (대략 체온) 37도보다는 낮으니까 우리 피부에서 이 열을 계속 빼내 가죠. 그것도 잘 안 되면 피부에서 증발이 일어나서 또 열을 빼가고요. 그래서 우리 몸이 이제 안전한 것인데, IPCC(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서 우리 몸은 30도가 (훨씬) 넘고 습도가 거의 100% 가깝게 되면 이 피부에서 증발이 일어나지 않아 열을 빼내는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러한 곳에서 대여섯 시간이면 사람은 죽게 되거든요. 기후 위기를 막지 못한다면 열대 습한 지역들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될 거라고 예측을 하지 사람이 거기에 적응을 한다고 예측을 하지는 않습니다."
 
유엔, 지구 온도 '1.5도' 상승…기후 재앙의 마지노선 설정, 왜?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 홍수가 난다든가 가뭄이 일어난다든가 뭔가 우리 삶의 터전들을 무너뜨릴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다시 살아야 되니까 그걸 빨리 복구해야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이 복구조차도 완벽하게 되지 않는 상황까지 가게 되고 결국 그것은 우리 문명의 축소, 붕괴를 의미한다고 보는데 그 시발점이 되는 온도가 바로 1.5도로 보는 거죠."
 
우리가 회복 불능의 단계로 들어서는 첫 단계가 그렇다는 거군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요 우리는 이제 기후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이다는 표현을 썼어요. 인간이 화석 연료 태워서 1.1도를 지금 정확하게 상승시켰거든요. 우리가 고속도로에서 시속 110km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제 1.5도가 됐다 이건 시속 150km 가속 페달을 의미하고 위험이 굉장히 커지죠. 그 다음에 2도가 됐다 시속 200km를 의미해요. 이건 거의 죽었다 이제 각오를 해야 돼요. 0.1도 증가할 때마다 극단적인 날씨는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증폭을 하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1.5도, 150km까지 지금 추세라면 몇 년 후입니까
 
"1.5도는 특단의 조치를 새롭게 취하지 않으면 2030년도에 돌파를 하게 될 거라고 보고 2도는 2050년대 돌파하게 될 겁니다."
 
'탄소 중립' '기후 위기' 대명제…체감이 쉽지 않다는 지적은
 
"미세먼지는 가장 오랫동안 공기 중에서 버틸 수 있는 게 일주일 정도예요. 일주일 후가 되면 얘는 0이 되는 값이거든요. 다시 말해 미세먼지는 그냥 우리 세대의 문제일 뿐이에요. (그런데) 온실가스는 한 번 나오면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그냥 공기 중에 그대로 남아 있거든요. 바로 누적성을 갖는다고 하는 거죠. 누적되면 될수록 기후위기는 더욱더 가중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2050 탄소 중립, 2030 '절반 축소'…실현 가능성은
 
"우리가 '2050년 탄소 중립'에서 중간 목표가 하나가 있어요. 2030년 현재 배출되는 탄소를 절반 줄여야 된다고 하는 거거든요. 앞으로 8년밖에 안 남았는데 IPCC 6차 보고서에서 각 부문별로 얼마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지 그 비용까지 지금 다 계산을 해놨어요. 다시 말해서 우리 인류는 기술이 없고 돈이 없어서 탄소 중립에 도달 못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오늘날 기득권의 정치 경제적인 어떤 장애물들이 그러한 세상을 못 가게 만드는 것이지 돈 없고 기술 없어서의 문제는 아니다고 IPCC 6차 보고서는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용우 선임기자의 [담박인터뷰]는
멋내지 않았지만 깊게 여운을 남기는 담박한 음식의 풍미처럼 우리 사회의 이슈와 삶을 관통하는 인물과 현장의 소식을 담담한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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