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6일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 회담'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한길 대표가 전날 고심끝에 회담에 응하기로 최종 결정한 상황에서 이제는 박 대통령과의 단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3자 회담이 결정된 뒤 청와대와 여야는 물밑접촉을 통해 의제 등을 조율했지만 뚜렷한 합의를 찾지 못해 민주당은 사실상 김 대표의 현장 순발력과 철저한 사전 준비만으로 회담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전날 두차례에 걸쳐 '3자회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며 회담 준비 상황에 만전을 기했다. '경우의 수'별로 시나리오도 마련, 예상 질문과 답변 리스트까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총력 준비전은 회담 당일까지 이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시청 건너편의 한 한식당에서 시민사회 원로들과 만나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등 관련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김 대표는 또 오전 9시부터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별도 장소에서 회담에서 다룰 의제를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회담 준비에 박차를 기하는 동시에 대여 공세도 강화하는 등 회담 직전까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식 의혹 및 법무부 감찰 외압 논란과 관련해 "매우 엄중한 상황"이란 평을 내놓으며 이번 사태를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한식당에서 시민사회단체 원로들과 만나 "지난 대선을 전후해 박근혜 정부 출범 7개월이 된 지금까지 사상 초유의 일이 연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로 총장이 사퇴하기까지 했다. 이 상황을 국민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국정원의 대선 불법개입사건 이후 검찰이 의혹을 혐의로 확인했고 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던 검찰총장이 이제까지 없었던 방식으로 중도에 사퇴한 것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총장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의 책임을 묻고 3자 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압박기조를 강화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기대보단 우려가 큰 게 현실이다. 회담 의제도, 형식도, 가장 중요한 진정성조차 의심되는 상황에서 불통의 실존만 확인하게 되지 않을까 국민의 염려가 크다"면서도 "민주당이 회담에 응하게 된 것은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고 성의"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대신해 최고위를 주재한 신경민 최고위원은 "채 총장에 대한 공개감찰은 정부수립 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채동욱은)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 기소,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총장이고 저희들이 고소·고발한 김무성·권영세·남재준 사건의 책임자다. 그에게 정치적 사형이 선고됐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특히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 "왜 청와대는 남재준 원장의 NLL 문건공개도 몰랐다 하고 이번에도 모른다 하나. 청와대는 왜 중요한 결정마다 항상 모르나. 매번 거짓말 하거나 매번 무능한 청와대라는 걸 과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시스)